나의 교실에 온 걸 환영해

 

클라썸 공동대표 이채린 1996년생, 최유진 1992년생

이채린·최유진 공동대표는 교육 분야의 고질적인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 및 성장 플랫폼 ‘클라썸’을 창업했다. 클라썸은 배우고 가르치고 함께 토론하며 수강생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낸다.



클라썸은 어떤 일을 하나요?

최유진 클라썸은 학교와 기업 등 교육이 필요한 모든 조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이에요.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는 잠재력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 모색하죠. 누군가는 강사와 교육생이 있는 강의실에서 손을 들고 질문할 때 더 많은 걸 깨우칠 수 있고, 누군가는 온라인 영상을 보면서 비대면 채팅을 통해 학습했을 때 높은 성과를 보여요. 클라썸은 개인이 무언가를 배우고 가르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합니다.


클라썸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최유진 보통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을 생각하면 사원들을 한곳에 앉혀놓고 강사가 각종 교육, 액티비티를 하는 모습이 전형적으로 떠오르죠. 그분들 중 대개는 노트북을 켜놓고 다른 일을 하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해요. 저희는 교육 과정에서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이채린 ‘카카오톡’, ‘토스’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일상에서의 소통은 어느 정도 편해졌는데, 왜 교육 분야에서는 소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지 고민하던 와중에 ‘슬랙’처럼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툴은 존재하지만 교육에 특화된 커뮤니케이션 툴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기존의 학습 관리 툴은 관리자 입장에서 과제나 성적을 관리하기 위함이지 소통을 위한 툴은 아니었거든요. 저희는 관리 기능은 물론이고 소통에 최적화된 툴을 만들고 싶었어요. 교육은 초·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교, 직장까지 평생에 걸쳐 이뤄지는 거니까요.


원래 창업에 관심이 있었나요?

이채린 그렇진 않았지만 주변에 창업하는 분은 많았죠. 어떤 사람은 실패하고 어떤 사람은 성공하기도 했는데, 그들 중 누구도 창업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로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제 인생의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최유진 저는 교육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대학교에서 창업 관련 수업을 들었던 이유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은 실패하고 어떤 사람은 성공하기도 했는데, 그들 중 누구도 창업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로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

 

두 분은 어떤 인연으로 뜻을 함께했는지 궁금해요.

최유진 저는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후 컴퓨터 공학 관련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채린 대표는 당시 개발자이자 컴퓨터 공학 학부생이었어요. 저는 사회과학대학에 다니면서도 컴퓨터·IT 분야를 많이 접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컴퓨터 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죠. 교내에 여성 창업자도 드물었고, 교육 분야 창업자가 많지 않아 주변분들이 저희를 연결해줬어요. 채린 대표가 개발자였기에 초창기 클라썸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죠.

이채린 함께 창업하기로 마음먹고 같이 고객사 인터뷰를 하러 나갔다가 오피스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기획에 착수해, 개발과 배포까지 빠른 속도로 밀어붙였어요.


두 분이 협업할 때 원활히 해나갈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최유진 저희는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어떻게든 증명하려고 노력했어요. 가설이 실현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빠르게 확인하고 경험치를 계속 쌓는 과정에 집중했던 게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카이스트에 같이 다녔는데 새벽 늦게 기숙사로 퇴근하며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웃음) 또 저희가 원래부터 아는 사이가 아니라는 점도 창업에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다른 편견이나 오해 없이 처음부터 창업 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요?

최유진 여러 경진 대회에 참가해 거둔 결실이 클라썸을 만드는 좋은 바탕이 됐어요. 2018년에는 아산나눔재단의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 상금 5000만원을 받았고, 그 밖의 정부 지원 사업과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에도 출전해 지원금을 받기도 했고요.


기존 교육 툴과 다른 클라썸의 차별화된 기능엔 무엇이 있을까요?

최유진 클라썸에서는 익명 혹은 실명으로 질문을 남길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방해될까 봐, 질문 내용이 부끄러워 나중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잖아요. 머뭇거릴 필요 없이 익명으로 질문을 남기게 되면 좀 더 수월하게 논의를 끌어낼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조직 차원에서 유익한 일이죠. 또한 참여자는 익명으로 자유롭게 질문하지만 관리자는 이들이 누군지 알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어요.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통해 다른 동료의 학습을 도왔다는 사실을 교수님, 선생님, 인사 담당자에게 어필하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한 자연스러운 인정 욕구가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도 해요.

이채린 기존의 LMS(학습 관리 시스템)는 올린 영상 콘텐츠를 학생들이 보면 조회수가 올라가는 변화만 있을 뿐이에요. 하지만 클라썸에서 영상을 공유하면 참여자들이 계속 소통하며 소셜 러닝이 일어나요. 무언가를 배울 때 콘텐츠를 그대로 흡수하는 방식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하나의 콘텐츠를 보며 각기 다른 생각을 나누고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면 또 다른 배움을 얻을 수 있어요. 기업에서 인재 교육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려면 단기간의 암기나 트레이닝보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소셜 러닝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봐요.

 

클라썸이 속한 산업 분야를 정의한다면?

이채린 많은 사람이 저희에게 에듀테크(edutech)냐고 물어보시는데 클라썸을 설명하기에는 협소한 의미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클라썸은 사람이 성장할 때 필요한 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그로스 테크(growth tech)라고 할 수 있어요. 교육은 성장을 위한 하나의 방법인 거죠. 자세히 설명하자면, 클라썸의 기술력과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콘텐츠 아카이빙과 소통을 통해 성장하도록 이끌어주고 있어요. 사용자가 클라썸이란 플랫폼에 모여 서로 대화하거나 질문하면서 지식과 콘텐츠가 쌓이게 되는데요, 모든 콘텐츠가 클라썸에 저장되니 업무 방식이나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거죠.


그로스 테크 시장이 1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할 거라 예측하나요?

이채린 그로스 테크는 잠재력이 굉장히 큰 시장이라고 봐요. 구글이 미래학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선정한 토머스 프레이가 2030년에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교육 기반의 기업이 될 거라고 예측했어요. 저희는 그 주인공이 클라썸일 거라 생각해요.(웃음) 요즘 챗GPT(사용자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된 언어 모델)가 등장했듯이 인터넷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찾는 일은 AI의 발전으로 점점 더 쉬워질 거예요. 사람들에겐 엄청난 정보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기획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 협업하는 능력이 더욱 요구될 거고요. 단순 암기식의 이전 교육 방식은 효과가 떨어지고, 최소한의 암기로 최대한의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도울 거라고 봅니다.


클라썸 사용 후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최유진 MZ세대의 소통에 있어 클라썸이 미묘한 지점을 잘 포착한 덕분에 최근에는 고려대학교 학생회장 선거 후보가 공약으로 학교 시스템에 클라썸을 도입하겠다는 것을 내세웠다고 해요. 호응도 많이 받았고요.

이채린 50~60대 중장년분들의 약초 공부 모임이 있었어요. 네이버 밴드에 익숙한 분들이라 약초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자유롭게 대화하며 클라썸을 잘 활용하시더라고요.(웃음) 20대 초반의 학생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모든 기능을 자유자재로 쓰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반면에 클라썸이 예상했던 반응과 사용자의 입장이 전혀 달랐던 적도 있었나요?

최유진 피드백 기능이요. 1회 차 수업을 마치면 교육자와 참여자가 1:1 채팅을 통해 서로 평가하는 기능이에요. 기존의 강의 평가와 같은 일방적인 소통을 양방향 소통으로 좀 더 열어놓자는 취지였죠.

이채린 보통 몇 차에 걸쳐 진행한 강의를 한 번에 몰아 일방적인 평가를 하잖아요. 클라썸은 첫 번째 강의부터 “오늘 강의 어땠나요?”라고 물어볼 수 있으니 좀 더 정확한 상호 간의 평가가 이뤄져요. 또 어떤 사용자는 학습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노트 기능을 요청해 추가한 적이 있어요. 그분은 매일 강의를 듣고 나서 그것에 대해 일기처럼 꾸준히 기록하시더라고요. 그날 배웠던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적기 시작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릴레이로 기록을 이어갔고요. 한 강의에 대해 여러 사람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얘기하는 걸 보면서 하나의 기능도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유저들에게 배웠어요.

 

두 대표님을 포함해 직원들도 클라썸을 쓰시겠죠?

최유진 당연하죠. 모든 직원들이 쓰고 있어요. ‘Dogfooding’이라고 해서 ‘개밥 먹기’라는 말이 있어요. 개발 중인 자사 제품을 일상 업무에 사용하는 행위를 뜻해요. 말이 조금 이상할 수는 있지만요.(웃음) 팀원들이 직접 도그푸딩하며, 아이디어도 주고받고 추가해야 할 기능도 생각하곤 해요. 조직 내부에서 질문을 모을 때도 클라썸의 Q&A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요.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에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교육 기반의 기업이 될 거라고 예측했어요. 저희는 그 주인공이 클라썸이 될 거라 생각해요.


창업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을텐데, 그때마다 힘이 된 것이 있다면?

이채린 유진 대표가 제겐 강력한 지원군이었어요. 대표의 자리는 외롭기 마련이고 창업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해요. 사업이 아무리 잘되더라도 매일 5개의 문제를 해결하면 7개의 문제가 생기는 게 일상이라서요.(웃음) 그럴 때마다 제가 온전하게 신뢰하면서 문제를 같이 해결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큰 버팀목이 되더라고요.

최유진 저는 종종 출근을 해도 회사가 아닌 집에 오는 느낌을 받아요.(웃음) 그만큼 팀원 모두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데, 이는 저희 회사가 지금의 규모로 성장한 큰 이유 중 하나예요. 창업 초창기 때 채린 대표가 어느 날 저에게 “오늘 하루 동안 칭찬받고 싶은 것 없어요?”라고 묻더라고요. 창업자는 어려운 업무를 해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많잖아요. 하지만 사소한 한 가지라도 칭찬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냐며 작은 것도 챙겨주더라고요. 제가 해결하지 못 할 것 같은 일도 채린 대표에게 물어보면 “유진 대표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데 왜 못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오히려 용기를 주곤 해요. 그런 말 한마디가 든든하게 느껴지더라고요.

 

1990년대생 젊은 창업가로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최유진 오히려 저희가 젊다는 것이 클라썸을 창업할 때 도움이 됐어요. 클라썸 서비스를 도입하는 곳만 보더라도 20대 학생이 많은 대학교, MZ세대가 절반 이상 포진해 있는 기업이에요. 저희가 같은 세대 사람이었기에 클라썸에 필요한 기능을 더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었어요.

이채린 한 회사에서 클라썸을 긍정적으로 사용 후 여러 계열사에 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어요. 클라썸에서 게을리하지 않는 것 중 하나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듣고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거예요. 저희 팀원들도 20대 초반부터 50대의 직원까지 스펙트럼이 넓어 내부에서도 다양한 세대의 의견을 최대한 아우르고 있죠.


창업을 준비하는 MZ세대 여성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최유진 전형적인 답변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저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으로 창업하는 게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클라썸 역시 그랬고요. 저희가 창업한 클라썸을 통해 사회적 불편이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중요한 출발점이었어요. 스스로에게 발견하지 못했던 잠재력, 바로 옆 사람에게도 숨어 있는 잠재력을 꺼내게 만드는 게 클라썸의 목표라 생각했는데, 사업을 하다 보면 그런 본질을 놓치기 쉽더라고요. 창업 이후에도 시간 날 때마다 내가 왜 창업을 했는지, 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자주 복기했으면 좋겠어요.

이채린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수많은 거절을 당하고 주변에서도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듣게 돼요. 그런 것들에 스트레스받기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어요. 창업 초반에는 전략, 계획 등에 허점이 많은 게 정상이니 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보다 주변에 조언을 구하며 문제점을 개선해나가는 데 중점을 두면 좋겠어요. 부족한 점을 오히려 힌트로 활용해보세요. 비판했던 사람이 오히려 강력한 팬이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지향하는 리더는 어떤 모습인가요?

최유진 성장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리더는 팀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하죠. 특정 프로젝트일 수도 있고 커리어일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을 팀원들과 함께 계속 상의하면서 같이 나아가려고 해요. 리더로서 하는 고민을 팀원들과 공유해야 처음부터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하더라고요. 또 저희 일정을 팀원들과 최대한 공유해요.

이채린 클라썸의 기능을 활용해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고민을 했다는 내용으로 항상 일기를 써요. 팀원들 입장에서 리더의 생각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느끼지 않도록 최종 결정을 하기까지 고민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거죠. 그걸 보고 궁금한 게 생긴 팀원들은 질문을 하고, 다른 부서 사람들의 일을 자연스럽게 아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두 분의 삶 속에서 성공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요?

이채린 제가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함께 하고 어떻게 해나가는지가 제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행복을 느끼는 데도 많이 기여해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성공은 돈을 많이 버는 것, 투자를 많이 받는 것일 텐데 그런 지표를 세우는 건 아주 일부인 거예요. 아무리 투자를 많이 받았어도 그게 지속되지는 않잖아요. 하루 종일 매 순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 앞서 말한 것처럼 ‘지금 내가 어떤 사람과 어떤 표정으로 일을 함께 하고 있느냐’인 거죠. 그런 일상적인 행복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최유진 채린 대표와 같은 방향성을 공유했기에 창업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6년간 팀원들과 클라썸을 이끌어가는 과정이 힘들고 괴로웠다면 계속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와 클라썸이 함께 성장할 때 성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곤 합니다.


버지니아 울프에게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가 있었다면, 두 분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2가지는 뭔가요?

이채린 저에겐 유진 대표이고

최유진 저에겐 채린 대표죠.(웃음) 그리고 저희 클라썸에 함께 해준 모든 팀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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