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 대표 윤진, 1990년생

윤진 대표는 아침에 받은 영감을 담아낸 계간지 <아침> 발행을 시작으로, 셀렉트한 브랜드 제품을 들여오거나 자체 제작 상품을 파는 이커머스,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서비스, 브랜드 컨설팅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어쩌다 아침 시간을 좋아하게 됐나요?

10년 전에 뉴욕에서 인턴을 했어요. 워낙 바쁘고 자유분방한 데다 수많은 트렌드가 생겨나는 곳이다 보니 저만의 생활 패턴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아침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오전 4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떠오르는 영감도 기록하고 일도 했죠. 아침 시간이 저에게 굉장히 생산성이 높은 시간이라는 걸 깨닫고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그동안 부업으로 매거진 <아침>을 발행해오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전업, ‘아침’ 대표가 됐어요.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7년 동안 회사 생활과 병행하다 지난해 퇴사하고 비로소 아침 운영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죠. 스트레스나 압박감보다는 함께 일하는 동료와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왔어요. 커머스나 커뮤니티, 클라이언트 컨설팅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다 보니 함께하는 새로운 멤버들도 생겼거든요.


이제는 전 직장이 된 ‘스타일쉐어’와 론칭 초창기부터 서비스 종료 즈음까지 함께했죠.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있나요?

스타일쉐어는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메인으로 하는 서비스고 IT 스타트업이죠. 그에 비해 아침은 아날로그예요. 물성을 지닌 종이 매체의 발행은 본업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라 늘 갈증이 있었죠. 전에도 남성 패션지 <루엘>에서 어시스턴트를 한 경험이 있거든요. 전통적인 매체에 가지 않고 IT업계에 오긴 했지만, 종이 잡지에 대한 애정은 포기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을 만들게 된 거예요. 스타일쉐어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됐던 것은 그 외의 서비스를 론칭했을 때예요. 스타일쉐어에 있으면서 커뮤니티가 이커머스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구동 방식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저는 패션 에디터 겸 마케팅과 브랜딩 전반을 담당했는데, 그때 브랜딩에도 매력을 많이 느꼈죠. 스타일쉐어에서 했던 모든 일이 아침에서 커머스, 커뮤니티, 컨설팅까지 3가지 비즈니스를 론칭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어떤 날에는 걸을 수도 있고 어떤 날엔 날 수도 있겠죠. 근데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해요. 또 꾸준히 할 만큼 좋아하는 일이어야 생업이 될 수 있는 거고요. 저는 <아침>을 죽을 때까지 만들고 싶어요.


좋은 사업 아이템이란 뭐라고 생각하나요?

같은 일로 묶인 사람들의 삶에 생기를 주고 일을 하는 데 원동력을 주는 아이템 아닐까요? 동료들이 제가 제시한 아이템에 공감하며 애정을 갖고 재미있게 가지고 놀듯이 일을 해야 긍정적인 에너지가 담기고, 그래야 소비자에게까지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커뮤니티 서비스는 어떻게 오픈하게 됐나요?

<아침> 매거진 구독자를 위한 프라이빗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구독 멤버십에 가입하면 온라인 슬랙 커뮤니티인 ACC에 들어오실 수 있는 문이 열려요. 이곳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요가도 하는 ‘밑업’ 상품도 상시 구매 가능하고요. 구독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밑업’ 상품을 구매해 참여하실 수 있어요. 사실 커뮤니티 기능은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에요. 하지만 구독자들이 원하는 것에 늘 아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힌트가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공고히 다져두는 건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양분이 되죠. 곧 아침에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나 카페와 제휴를 맺어 아침 멤버십 회원이라는 것만 인증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에요.

 

브랜드 컨설팅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스타일쉐어 재직 중 론칭한 지 얼마 안 된 ‘AOY’라는 의류 브랜드의 마케팅과 컨설팅을 도맡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브랜드 컨설팅을 처음 했었는데, 누군가에게 정보를 정리해서 전달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동안 제가 쌓아온 내공을 도식화해서 정리하는 계기가 됐죠. 브랜드의 중심축을 채우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일에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그리고 최근에 ‘어플러드’라고, 농작물 사과를 중심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제로부터 100까지 저희 손으로 컨설팅했거든요. 이런 일련의 경험을 하고 나니까 ‘어, 이거 돈 받고 해도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사실 종이 잡지 시장은 레드 오션이고 사양산업인데, 어떤 뚝심으로 접근했나요?

지금까지 8년을 버티게 한 궁극적인 힘은 ‘재미’긴 해요. 사실 매거진이라고 정의된 시장 안에서만 보면 이미 너무 레드 오션이죠. 하지만 저희 잡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판형 자체도 그냥 낱장에 뒷면은 포스터고, 꼭지도 몇 개 없어요.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 좀 다른 매거진을 가지고 진입해 블루 오션을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매거진을 너무 좋아해 많이 보기도 했고, 에디터로서 일도 했으니 제가 재미있어 하는 꼭지들만 가지고 새로운 형태의 매거진을 만든 거죠. 딱 편집장의 글, 음악 추천, 그리고 에세이만요. 매거진이라면 응당 들어가야 하는 지면들이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묶어서 내도 매거진으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1년에 네 차례 내는 잡지를 소비자들이 포스터로도 쓰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쓰고, 과월호를 수집하기도 하며 또 다른 가능성이 발견된 거죠. 어떻게 보면 저희 고객들이 일궈준 거예요. 매번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게 재밌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어요.


<아침> 1호를 발행할 땐 수중에 얼마를 가지고 시작했고, 지금 <아침>은 얼마나 성장했나요?

단돈 100만원으로 시작했어요. 직장인이라면 모으기 어려운 액수는 아니죠. 당시 다니던 회사에 <아침> 매거진을 낼 거라고 하니 서로 도와주려고 했어요. 그때는 스타일쉐어가 초창기여서 동아리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구성원 중에 개발자도 있고 디자이너도 있으니 도움을 많이 받았죠. 사람들한테 얻는 도움이 <아침>이 성장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했어요. 정기 구독이 생긴 건 2020년부터예요. 그동안은 계간이라고는 하지만 회사일이 바쁘면 못 하기도 하고 늦기도 했거든요. 처음엔 마감을 지킬 자신이 없어 정기 구독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다가, 문득 언젠간 전업으로 운영할 건데 지금의 독자들이 그때까지 기다려줄 거라는 보장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을 고쳐먹고 일요일마다 뉴스레터를 보내주는 ‘일요 영감 모음집’과 <아침> 매거진을 결합한 정기 구독 상품을 출시했죠. 지금은 약 5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정기 구독을 시작한 것이 더 큰 비즈니스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더 이상 회사가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 일을 미룰 수 없게 됐거든요. 그 후로는 자체 제작 상품인 캘린더를 만들어 1000만원 매출을 달성했고요. 그렇게 하나씩 비즈니스를 확장해나가다 보니 굴리는 돈이 지금은 최근 한 달 기준으로 1억원이 됐어요.


<아침>을 만들면서 넘었던 가장 큰 산은 뭐였나요?

늘 저 자신이 가장 큰 산이에요. 어떨 때는 욕심이 너무 많아서, 어떨 때는 너무 무기력해서요. 저 혼자, 어떻게 보면 재미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스케줄이나 감정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게 되더라고요. 이를테면 본업이 너무 바쁠 때는 <아침>에 신경을 많이 못 쓴다던지, 어떤 날은 함께하는 팀원들이 저만큼이나 재미를 느끼고 동기부여 받는지 문득 신경 쓰이기도 하고요. 초보 편집장이었기 때문에 겪었던 시행착오가 쌓여 지금은 어느정도 지혜가 생겼어요.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노하우가 있나요?

노하우라 하기에는 거창한데요,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하세요. 제가 뭘 뛰어나게 잘해서 <아침>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꾸준히 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날에는 걸을 수도 있고 어떤 날엔 날 수도 있겠죠. 근데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해요. 또 꾸준히 할 만큼 좋아하는 일이어야 생업이 될 수 있는 거고요. 저는 <아침>을 죽을 때까지 만들고 싶어요. 회사를 불려 ‘엑싯’을 한다거나 한바탕 벌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 정도로 좋아하는 일이죠.

 

아침마다 먹는 시리얼을 모은 <시리얼 북> 책도 냈더라고요.

맞아요. 사실 매거진 <아침>을 8년째 하다 보니 비슷한 형태를 가진 콘텐츠가 많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하지만 <시리얼 북>에 담긴 300개의 시리얼은 제가 10년 동안 모은 것이기에 절대 따라 할 수 없어요. 이 <시리얼 북>은 도쿄 북페어에도 갔었고, 쓰타야 서점에 입고되기도 했죠. 앞서 노하우에 대한 질문에서 답하기도 했지만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하되 아카이빙을 게을리하지 마세요.

 

10년 뒤 <아침>의 모습을 전망해보자면요?

이 형태를 고수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열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아침의 마트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을 파는 오프라인 매장이고, 그곳을 ‘ACC (Achim Community Center)’라고 부를 계획이에요. 식재료도 팔고, 아침도 팔고,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요가도 할 수 있는 그런 복합문화공간이 됐으면 해요. 회원제가 기본이 될 것 같긴 하지만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도록 그 허들을 낮출 거고요, 잠실에 1호점을 낸 뒤 ACC 한남점, ACC 연남점 이런 식으로 확장을 해나간다면 좋겠죠.



자주 감탄하게 되는 브랜드가 있나요?

영국 잡지 <모노클>이요. 아침이 하고 있는 4가지 영역인 콘텐츠, 커머스, 커뮤니티, 브랜드 컨설팅을 모두 하고 있어서 <모노클>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있어요. 아침 입장에선 선배가 걸어가는 길 같아 귀감이 되고 따라가고 싶은 점이 많아요. 제가 오랫동안 좋아하고 감탄하는 브랜드 중 하나예요.


성공한 삶이란 뭘까요?

제 시간을 쓰는 데 아깝지 않을 때 비로소 성공한 삶인 것 같아요. 컨설팅은 시간 단위로 돈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약속한 시간이 초과되면 그때부터 제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해요. 받은 만큼만 할지,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아낌없이 베풀지 갈등하죠. 그걸 계산하고 있는 스스로가 되게 별로인 거예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지 않고 상대가 필요한 만큼 나눠줄 여유가 생겼을 때 성공을 이룬 것이 아닐까요?

 

소비자들이 아침에 돈을 쓰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첫 번째는 예뻐서요. 매거진 <아침>은 다 읽고 나면 뒤집어서 포스터로 활용이 가능하고요, 캘린더 역시 인테리어 소품으로 손색없죠.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들어온 사람들은 ‘아침’ 에너지를 경험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지향하는 아침의 가치에 공감하고 응원을 하는 의미죠. 전날 내가 어떤 일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다음 날 해가 뜨면 다시 삶을 살아나갈 가치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매일매일 해가 뜰 때마다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기회와 가능성, 건강한 에너지를 받길 바라고요. 아침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경험한 사람들이 저희의 소비자이자 팬덤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아침이 하는 서비스를 타임 버티컬 비즈니스라고 소개해요.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게 있나요?

아침에서 하는 것들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매거진 <아침>도 계간지니까 앞으로도 꾸준히 1년에 네 번씩 나오겠구나 하는 인상을 주잖아요? 이커머스 파트너도 마찬가지예요. 브랜드를 우후죽순으로 입점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정성 들여 파트너사를 모시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요. 브랜드 컨설팅 같은 경우도 컨설팅만 해주면 끝이 아니라 저희 아침 마트에 입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줘요. 그건 컨설팅부터 매출까지 아침에서 보장해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아침과 소비자, 고객사가 모두 긍정적으로 순환하는 것이 곧 아침을 지속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전날 내가 어떤 일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다음 날 해가 뜨면 다시 삶을 살아나갈 가치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매일매일 해가 뜰 때마다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기회와 가능성, 건강한 에너지를 받길 바라요.

 

창업을 꿈꾸는 20대에게 추천해주고 콘텐츠가 있나요?

영어로 된 <뉴욕타임스>나 <모노클> 등 번역을 거치지 않은 콘텐츠 원문을 많이 접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누군가의 번역을 거친 콘텐츠를 본다는 건 최소 반 발자국 느린 소식을 접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리얼 타임으로 정보를 캐치하는 게 도움이 많이 돼요. 그리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하시고요! 언제든 세계 시장에 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버지니아 울프에게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가 있었다면, 당신을 이 자리에 있게 해준 2가지는 뭔가요?

가족과 동료요! 저희 본가가 사실 물류 창고예요. 저희 부모님이 아침에 배송 나가는 일을 도와주고 계시고, 비주얼 디렉터인 언니 윤샘도 <아침> 비주얼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죠. 동료들은 아침을 서포트해주기도 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언을 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특히 포토그래퍼 박현구 실장님은 아침 초창기부터 함께해 누구보다 아침의 톤&매너를 잘 이해하고 있고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데 힘써주죠. 그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어요.

 

창업가로서 그리는 가장 큰 야망이 있다면요?

제가 어려서부터 감투를 정말 좋아했어요. 반장, 전교회장, 팀장 등.(웃음) 초등학생 때부터 꿈도 CEO였죠. 그래서 좀 야망 있게 얘기해보자면 해외 지사를 내고 싶어요. 이왕이면 뉴욕에요. 그리고 지금처럼 <아침>을 만들고 싶어요. 스타트업이라면 응당 가야 하는 길인 것처럼 투자 시리즈를 받고, 상장을 하고, ‘엑싯’을 하고 같은 꿈은 없어요. 그냥 먼 훗날에도 사람들이 <아침>을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어요.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To Do’와 ‘Not To Do’를 조언한다면요?

‘Not To Do’부터 말씀드리자면 베팅하지 마라! 아무리 독보적인 아이템을 발견했다고 해도 올인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같이 달려가보면서 간도 보고, 찔러도 보고 이게 맞는지 검증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해요. ‘To Do’는 이게 튼튼한 돌다리라고 느꼈을 때는 멈추지 말고 해라. 창업을 하고 사업을 벌이는 일에 인생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일에 확신이 들 때까지 회사를 놓지 않았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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