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여성을 초대합니다 '자기만의방'으로!


자기만의방 대표 이명진, 1990년생

이명진 대표가 론칭한 성 지식 플랫폼 자기만의방은 ‘여성을 자유롭게’를 모토로 제작한 성 지식 콘텐츠를 비롯해 유저들 간에 정보와 유대를 나누는 커뮤니티, 생리 주기를 기록하는 다이어리를 제공한다.



자기만의방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인가요?

‘여성을 자유롭게’할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앱 서비스예요. 여성의 건강과 관련된 기술이나 제품 등을 통칭하는 ‘펨테크’로도 알려져 있죠. 월경이나 피임과 같은 기본적인 지식부터 여성이라면 누구나 고충을 겪어봤을 건강 정보, 성생활 등에 대한 콘텐츠와 유저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 ‘써클’, 월경 주기를 기록하는 ‘다이어리’를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어요.

 

자기만의방은 여성들만 가입할 수 있어요. 왜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성에 관한 지식이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여성들에겐 더더욱요. 20대 초반에 질염으로 고생한 적이 있어요. 증상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없었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란 무척 어려웠죠. 어느 날은 통증도 참을 수 없을 것 같았고요. 그렇게 1년을 혼자 끙끙 앓다 뒤늦게 여성의학과에 갔어요. 병원에서 처방해준 항생제를 먹었는데, 그간 고생한 것이 무색할 만큼 일주일 만에 금세 낫는 거예요. 그때 ‘이런 경험이 나에게만 국한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정보를 그동안 여성들은 어떻게 얻어왔을까, 그마저도 잘못된 정보를 저마다 다르게 알고 있진 않을까 싶었죠. 첫 시작은 대단한 무언가를 바꿔야겠다는 마음보다 제가 겪었던 고충과 깨달음의 시간을 다른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빨리 제공해드리고 싶었어요.


자기만의방을 창업할 당시 레드 오션이라고 생각했나요, 블루 오션이라고 생각했나요?

본능적으로 블루 오션이라는 걸 알았던 것 같아요. 성 지식은 모든 여성에게 꼭 필요한 정보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었거든요. 모두가 느끼는 고충을 해결했을 때 그만큼 임팩트도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바로 시작할 수 있었죠.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만에 앱이 나왔어요.

 

구상부터 출시까지 3개월이라니, 굉장히 짧은 시간이 걸렸네요?

당시 근무했던 사내 벤처로 시작한 일이었거든요. 진행에 속도를 냈던 이유는 시장의 흐름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기민하게 움직이고 싶었고, 아무래도 회사 내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일이라 기회를 뺏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빨리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성 지식은 모든 여성에게 꼭 필요한 정보지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었거든요. 모두가 고충을 겪고 있는 점을 해결했을 때 그만큼 임팩트도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창업 자금은 얼마나, 어떻게 마련했나요?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모아온 자금 1억으로 시작했어요. 제게는 무척 큰돈이었지만, 투자를 받기 전까진 여유 있게 운영하며 초석을 다지고 싶었어요.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함께하는 팀원들도 든든했기에 가장 나은 투자라고 생각했죠.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추상적인 아이템을 실현하기 위해 초기 세팅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요.

당시 세웠던 자기만의방 페르소나는 20대 초반의 ‘나’였어요.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몰랐던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지식이 뭔지를 떠올리며 콘텐츠의 소재를 기획했죠. 세계일보 기자 출신의 이아란 편집장이 초기 멤버로 합류해 콘텐츠 제작을 맡아 진행했고, 저는 전반적인 서비스 기획을 하며 사업의 로드맵을 세워나갔어요. 그와 동시에 인스타그램 계정도 개설했고요. 이름부터 콘셉트, 일러스트와 같은 제작 소스까지 앱을 만드는 과정을 올리며 우리의 서비스를 알렸어요. 덕분에 론칭한 시점부터 유저 반응이 있었고, 3개월 만에 첫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이 됐죠.

 

론칭 초반부터 유저들이 반응을 보인 건 어떤 이유였을까요?

자기만의방이 만들어진 목적과 지향하는 바를 공감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필요한 앱”이라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리고 같은 여성으로서 보내주시는 지지의 움직임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 서비스가 사라지지 않고 오래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 다른 분들한테도 닿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샤라웃’도 많이 해주셨죠.(웃음)


앱을 사용해보니 유저들이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콘텐츠도 있더라고요.

맞아요. 유저들을 대상으로 모집해 일정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콘텐츠예요. 이를테면 모두들 첫 섹스에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잖아요. 첫 섹스를 하며 느꼈던 솔직한 감정, 알아야 할 정보 등 자신의 경험담을 나눴죠. 유저들의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 중 하나는 섹스 토이 사용 경험을 소개하는 유저 인터뷰 시리즈예요. 아직 섹스 토이가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 섹스 토이를 사용해도 될지 벽을 느끼는 분이 많거든요. 유저 인터뷰를 통해 섹스 토이는 일상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렸죠. 사용법도 쉽고, 내 몸을 아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인터뷰이의 말을 통해 일련의 선입견을 허무는 것이 저희가 원하는 바예요. 결국 이 모든 건 여성의 연대로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지금 깨달은 사실을 아직 모르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빨리, 정확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 말이죠.


자기만의방 콘텐츠는 무료와 유료 구독 서비스로 나뉘어요. 이를 나누는 기준은 어떻게 세웠나요?

최근 500여 개의 콘텐츠 중에서 300개의 콘텐츠를 필수 성 지식으로 구분하고, 무료로 오픈했어요. 유료와 무료는 ‘모든 여성이 알아야 하는 필수 정보인가?’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작업을 거쳤어요. 일반적으로 성교육에 해당하는 콘텐츠는 무료로, 테크닉이나 체위 등 성감을 올리는 콘텐츠는 유료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어요.


현재 자기만의방을 이용하는 유저의 수와 구독자 수는 어떻게 성장했는지 궁금합니다.

앱 론칭 1년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 가입자 수는 약 2만5000명이에요. 2023년 2월 기준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80만을 달성했어요. 유료 콘텐츠 구독자 비율도 높은 편이에요. 전체 사용자의 5분의 1가량은 구독 경험이 있죠.



자기만의방의 콘텐츠를 만들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성에 대한 지식을 다루는 콘텐츠다 보니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저들을 가르치려는 어조, 불안을 자극하는 표현은 지양합니다. 그런 콘텐츠는 가치도 없을뿐더러 자기만의방에 대한 신뢰를 쌓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죠.


앞으로 자기만의방에서 다루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요?

‘여성을 자유롭게’라는 모토로 앞으로는 커리어 콘텐츠로 확장할 예정이에요. 세상에 존재하는 커리어 관련 지식은 여성이 나아갈 커리어 패스에 필요한 지식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언젠가 유튜브 강의를 봤는데 한 분이 이런 말을 했어요. “스타트업 대표들은 자기 검열이 너무 없다. 늘 자신만만한 경우가 많은데 돌아보는 게 필요하다”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제가 그런 사람인지 물어봤는데, 대부분 반대로 말하더라고요. “오히려 검열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강연 속 말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요. 어쩌면 사회에서 일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늘 스스로를 검열하고 걱정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희가 선보이는 콘텐츠 중에 ‘그로우업’이라고, 여성들에게 필요한 유명인의 격언이나 문구를 소개하는 파트가 있어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이제 준비됐어”의 메시지를 전하며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함이죠.

 

한국 여성은 자기 검열에 너무 익숙해 있어요. 충분히 능력을 갖췄음에도 자꾸만 스스로를 의심하죠. 창업을 꿈꾸는 여성분들께 “당신은 이미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갖췄으니 시작하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론칭 초반 3곳의 회사에서 6억을 투자받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민간 투자사가 함께 유망 창업 기술을 발굴해 2년간 5억원의 연구 비용을 지원하는 팁스에 선정되는 등 꾸준히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어요.

앱이 출시되자마자 투자사의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유저 반응도 있었으니 투자받는 데 한결 수월했죠. 그걸 기점으로 당시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 정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됐어요. 이후 스타트업 분야에서 굉장히 유명한 채널인 ‘EO’가 주최하는 스타트업 오디션에 참가해 3등이란 성적을 거뒀고요. 오디션의 심사위원을 통해 다른 투자사로 연결되기도 하는 등 여러 기회가 찾아왔던 것 같아요. 앞으로 팁스를 통해 개인화 AI 기능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에요.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는 트레이닝을 통해 얻었던 교훈은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놓쳐선 안 된다는 점이었어요.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죠.


창업 후 넘은 큰 산은 무엇이었나요?

투자사들을 설득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에 열려 있는 업계지만, 남성 투자자의 경우 여성들에게 왜 이런 콘텐츠가 필요한지에 대해 공감을 못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이 서비스가 정말 필요하다는 것, 시장적으로 접근했을 때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걸 설명하는 게 중요했어요. 글로벌 펨테크 분야의 시장 규모에 대한 자료는 물론이고 IT와 언론사, 홍보 전문가들이 모인 팀에 대한 소개부터 사용자 인터뷰까지 다양한 자료와 근거를 제시하면서요. 저희가 이렇게 꾸준히 스타트업 오디션이나 투자 공모에 지원하는 건 물론 비용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이 서비스에 대한 믿음을 주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수상, 투자, 정부 지원 등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단순히 투자를 유치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존재하는 편견에 맞서고 있는거군요.

맞아요. 앱 스토어 내 성 관련 기준이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섹슈얼 앱을 만든다는 이유로 심사 거절만 14차례 받았어요. 성을 다루는 앱 카테고리에 아무래도 과거엔 이상한 앱이 많았을 테니 저희가 그런 앱들과 같이 분류돼 광고를 진행하는 데도 제약이 있었고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만의방은 2022년에 구글 플레이가 선정한 ‘올해를 빛낸 숨은 보석 앱’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지금껏 하나씩 견고하게 쌓아온 것들이 이런 결실로 나타날 때 뿌듯함을 느껴요.



자기만의방에서 얻은 첫 수익은 얼마였고, 현재는 어느 정도 늘었나요?

2020년 12월에 앱을 출시했고, 2021년 9월에 설립했으니 이제 3년 차가 됐네요. 수익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돼요. 지금은 투자하는 단계라 생각하고, 저희가 앞으로 계획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커머스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시작해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엄선해 판매하는 커머스 몰을 상반기 내에 오픈할 예정이에요. 섹슈얼 웰니스를 지향하는 여성용품을 비롯해 잠옷이나 향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제품을 큐레이팅할 예정이고, 하반기에는 PB 상품도 계획돼 있어요. 이렇게 2개의 구조가 저희의 메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거예요.


창업자로서 요즘 하는 고민은 뭔가요?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자기만의방을 널리 알리는 일이에요. 지금까지는 자기만의방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어요. 콘텐츠와 프로덕트, 디자인을 계속적으로 발전시켜왔고, 덕분에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완성했다고 자부해요. 이제부터는 더 많은 사람이 자기만의방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에요. 그 일환으로 여성 창작자를 응원하고 그들의 전시를 지원하는 ‘자기만의방 을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펨테크 시장을 전망해본다면요?

전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예요. 그럼에도 서비스와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국내와 해외 모두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충분하죠. 특히 성 지식 콘텐츠는 감가상각이 없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어요. 패션이나 뷰티는 매번 유행이 바뀌지만, 이 분야의 지식은 시간이 지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국경을 넘어서도 얼마든지 유효하고요. 저희가 보유한 콘텐츠도 현재 번역 작업 중에 있어요.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펨테크 커머스 기업이 되고 싶어요. 이 정도의 꿈은 꿔야 스타트업 창업자가 아닌가 생각해요.(웃음)


버지니아 울프에게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가 있었다면, 당신을 이 자리에 있게 해준 2가지는 뭔가요?

저 역시 자기만의 방과 시간을 꼽고 싶어요. 앱의 이름을 ‘자기만의방’이라 명명한 것도 보다 정제되고 정확한 정보를 얻고 유대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내 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 그걸 온전히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한 가치라 믿어요. 투자사를 대상으로 저희 서비스에 대해 소개할 때 이런 표현을 쓰곤 해요. “세상엔 정확한 성 지식을 찾길 포기한 여성과 원하는 정보를 얻었지만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린 여성, 이렇게 두 부류의 여성이 있는 것 같다”고요. 저는 그런 갭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아껴드리고 싶어요.

 

펨테크 분야에서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무엇보다 용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 여성은 자기 검열에 너무 익숙해 있어요. 능력이 충분함에도 자꾸만 스스로를 의심하죠. 창업을 꿈꾸는 여성분들께 “당신은 이미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갖췄으니 시작하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사업적인 측면에서 말씀드린다면,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웹 사이트나 앱 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템에 대한 유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아요.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이라면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거든요. 여성분들, 주저 말고 용기 있게 나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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