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투 <머지 쿵야 아일랜드> 기획팀장

채한솔


캐주얼 힐링 게임 〈머지 쿵야 아일랜드〉의 토대와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세계관과 룰까지 전반적인 게임의 형태를 책임진다.


당신은 넷마블엔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머지 쿵야 아일랜드〉라는 게임 제작실의 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캐주얼 모바일 게임이라고 부르는 게임 장르를 제작한 지 10년 차로, 게임과 관련된 모든 요소의 방향 제시부터 시작해 게임 외적인 부분의 의사결정까지 담당한다. ‘쿵야’를 기억하실지? ‘쿵야’는 20년 된 게임 캐릭터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김제덕 국가 대표 양궁 선수 닮은꼴로 이름을 알렸다. ‘쿵야’의 세계관은 바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 이런 세계관을 가진 IP는 게임업계에서 독보적일뿐더러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기도 하다. ‘쿵야’와 함께 오염된 지구를 정화해나가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 치열하게 매달려본 프로젝트는?

모든 프로젝트가 간절했다. 게임 제작은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 이상 진행돼 그사이 게임 트렌드가 바뀌거나 경쟁사에서 유사 게임을 먼저 낼 수도 있다.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야 한다는 압박이 늘 있다.

 

여태까지 넷마블엔투에서 당신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쿵야’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가는 것. ‘쿵야’ 캐릭터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머지 쿵야 아일랜드〉가 해외에서는 인기 있는 ‘머지 장르’로 만들어진 이유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쿵야’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모든 과정과 작업이 도전 의식을 갖게 한다.

 

지금 넷마블엔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와 당신이 기여하고 싶은 바는?

캐주얼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중이라는 것! 나 같은 한국 토박이 정서로는 글로벌 유저를 사로잡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문화와 감성의 차이를 캐치하기가 어려운데, 글로벌 트렌드를 유지하면서도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는 게 프로젝트 안에서의 목표다.

 

넷마블엔투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를 한마디로 말해준다면?

새로운 재미. 우리는 넷마블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모두의마블〉 〈머지 쿵야 아일랜드〉 〈마구마구〉 등 다양한 게임을 가지고 있다. 유명 IP를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백지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건 더욱 창의성을 요구한다. 모든 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순 없더라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재미’만은 찾으려 한다.

 

당신은 넷마블의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나?

회사에서 출시하는 게임을 많이 해본다. 우리가 즐겁게 플레이해야 유저들도 즐거울 테니까. 게임을 즐기면서도 끊임없이 왜 나는 이 부분을 재미있어 하는지 유저의 입장에서 고민한다.

 

넷마블만의 남다른 기업 문화가 있다면?

신입사원이 직접 최고 경영자와 대면하며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해 의견을 내고 보고하는 문화가 있다. SQC(Service Quality Control)라고 하는데, 게임업계에 갓 몸담은, 아직은 유저에 더 가까운 시선으로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찾고 개선점을 제시하는 과정을 말한다. 개발 조직에 있다 보면 제작자로 매몰돼 근본적인 핵심 재미를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왜 이 게임을 만들고자 했는지, 지금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넷마블에 대해 바로잡고 싶은 사람들의 가장 큰 오해는?

게임은 업데이트 주기가 짧고, 업데이트가 있을 때 바빠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넷마블은 많이 변했다. 지금은 솔직히 이 정도로 워라밸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 회사가 많이 없을 거라 장담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직도 “에이, 퇴근 찍고 일하는 거 아냐?”라고 의심하는 분도 많은데 그거, 불법이다! 넷마블 하면 RPG를 떠올리는데, 의외로 다양한 장르 게임에 많이 도전한다는 것도 말하고 싶다. 게임뿐 아니라 애니메이션·굿즈 제작에도 열심이다.

 

솔직하게,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사는?

슈퍼셀. 타사의, 다른 팀의 게임을 해보면서 ‘나는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 자책을 하곤 하는데, 이 같은 괴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게 해주는 회사다. 괜히 얄미워 폰에서 게임을 지우기도 한다. 며칠 안 가 다시 설치하지만.(웃음)

 

직무에 도움이 되는 앱이나 웹사이트, SNS, 기타 채널이 있다면?

한글 맞춤법 검사기와 네이버 어학사전을 애용한다. 기획자는 자신이 상상한 걸 현실로 끌어내는 중간 통로 역할을 하기에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 사소한 오기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원하는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유저에게 노출되는 텍스트는 더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면 ‘안경을 쓴 주먹밥쿵야’라고 하면 각자 연상하는 이미지가 다를 수 있다. 뿔테인지, 네모난 안경인지, 둥근 안경인지 같은. 적확하게 작성해야 게임 개발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들의 작업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커리어리라는 앱도 추천. IT나 콘텐츠 등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식견을 볼 수 있어 좋다.

 

넷마블엔투에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는?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 결국 유저들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장수 여부가 결정되기에, 지금도 〈머지 쿵야 아일랜드〉 각국 유저들의 의견을 꼼꼼히 모니터링 중이다. 8월에 첫 업데이트가 들어가는데 부디 반응이 좋기를!

 

미래를 위해 갈고닦는 기술이나 매진하는 공부가 있나?

악기를 배우고 있다. 평소 업무에 깊게 몰두하는 편이라 악기를 배우면서 업무와 떨어져 쉬는 법을 깨우치고 있다. 잘 쉬는 게 결국 잘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넷마블엔투로 취업 및 이직을 원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주고 싶은 꿀팁은?

넷마블처럼 게임 덕후를 좋아하는 회사가 또 있을까? 넷마블에 입사하고 싶다면 다양한 게임을 많이 해보라. 실제로 어떤 지원자는 게임 CBT(비공개 시범 테스트)에 100번 참여한 이력을 내세워 합격했다. 또한 넷마블은 ‘하고잡이’형(뭐든 하고 싶어 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 인재를 선호한다. 적극적으로 넷마블에 입사하고 싶은 이유를 어필하면 면접관은 당신에게 미소를 지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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