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 PR 매니저
권혜림
쇼박스의 콘텐츠 및 기업 홍보를 담당하는 PR 매니저. 콘텐츠가 담은 메시지, 쇼박스의 비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매체와 소통한다.
당신은 쇼박스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쇼박스에서 선보이는 영화 및 시리즈 콘텐츠 홍보, 그리고 기업 홍보를 함께 맡고 있다. 제작 혹은 투자를 확정한 콘텐츠가 캐스팅, 크랭크인-업, 후반 작업을 거쳐 세상에 나오고 관객과의 만남이 이어질 때까지 쭉 팔로업하며 콘텐츠와 함께한다.
가장 치열하게 매달려본 프로젝트는?
영화 〈비상선언〉. 지난해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세계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일 때부터 함께했던 작품이라 남다르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경험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대극장의 반짝이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모습이 뭉클하더라. 지금은 〈비상선언〉의 국내 개봉을 맞아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항공 재난 영화의 특성을 살려 대형 LED 스크린을 열고 배우들을 등장시킨 제작 보고회, 예비 관객들을 맞이한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비상선언〉 4DX 체험존, 영화의 키 디자인을 활용해 제작한 오리지널 굿즈까지 준비했다.
여태까지 쇼박스에서 당신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지난 6월 개최한 미디어 데이.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초청해 쇼박스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런 형식의 미디어 데이는 창사 이래 처음이라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큰 챌린지였다. 특히 김성훈 감독의 신작 영화 〈피랍〉, 장재현 감독의 신작 영화 〈파묘〉, 김태균 감독의 시리즈 〈국가의 탄생〉 등 오리지널 IP에 대한 기대감을 체감했다. 영화화 예정인 박상영 작가의 부커상 후보작 연작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에 수록된 단편 〈재희〉, 시리즈로 제작될 정유정 작가의 화제작 소설 〈완전한 행복〉 등 인기 원작 IP까지 쇼박스가 보유한 풍성한 라인업을 첫 공개하며 업계 및 언론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지금 쇼박스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와 당신이 기여하고 싶은 바는?
팬데믹으로 극장 산업이 위기를 맞았던 시기, 멀티 콘텐츠 스튜디오로 외연을 확장 중이던 쇼박스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됐고, 역설적으로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선보일 기회가 열렸다. 기존의 영화 홍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캠페인을 구상하고 실행해나가는 것이 내가 기여하고자 하는 바다.
당신은 관객으로서도 쇼박스의 영화를 보곤 하나?
개봉 첫 주차에는 동네 극장에 관객들의 반응을 관찰하러 간다. 극장의 뒷열에서 휴대폰 불빛이 반짝이는 빈도를 확인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티켓을 선물하며 상영관 분위기를 좀 봐달라고 살짝 부탁하기도 한다. 코믹한 장면에서 웃음이 터졌는지, 엔딩에서 눈물이 터졌는지. OTT를 통해 좋아하는 우리 영화를 다시 보기도 한다. 〈미성년〉 〈남산의 부장들〉 〈도둑들〉 같은 작품들!
쇼박스만의 남다른 기업 문화가 있다면?
새로운 프로젝트의 출발점에서는 연차나 부서를 떠나 매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다. 투자 제작 파트에 속해 있지 않은 직원들도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의견서를 남긴다. 프로젝트의 진행이 결정되면 워크숍을 열어 크리에이터와 프로듀서, 쇼박스의 모든 담당자가 모여 작품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 과정이 콘텐츠에 대한 구성원들의 애정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쇼박스에 대해 바로잡고 싶은 사람들의 가장 큰 오해는?
쇼박스 영화의 시작에는 많은 관객에게 익숙할 리더필름이 있다. 귀여운 공과 오렌지색 박스가 등장하는 영상으로, 이 리더필름이 쇼박스의 인장으로 여겨져서인지 쇼박스를 ‘영화만 하는 회사’로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다. 쇼박스는 2020년 방영돼 글로벌한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시작으로 여러 작품을 준비 중인 멀티 콘텐츠 스튜디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솔직하게,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사는?
최근 몇 년간 콘텐츠 및 플랫폼 업계는 안팎으로 큰 변화를 겪었는데,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도 빠르게 변했다. 그간 극장에 가거나 시리즈를 몰아 보던 소비자들에게 다른 취미가 생겼다면? 그 모든 즐길 거리와 경쟁하고 있다!
직무에 도움이 되는 앱이나 웹사이트, SNS, 기타 채널이 있다면?
영화 트레이드 매거진을 비롯한 해외 매체를 통해 타사 글로벌 프로젝트의 행보를 체크한다. 작년부터는 뉴요커 매거진을 구독해 영상 콘텐츠 트렌드에 대한 북미 문화권의 시각을 살펴보려 노력하는데, 격무가 이어지며 포장을 뜯지 못한 매거진이 쌓여가고 있다.(웃음)
미래를 위해 갈고닦는 기술이나 매진하는 공부가 있나?
영어 회화 공부. K-콘텐츠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뜨겁고, 쇼박스와 같은 콘텐츠 스튜디오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2020년 〈남산의 부장들〉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후보로 선정됐을 때, 해외사업팀과 함께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영화를 소개할 마스터 영상을 제작한 적이 있다. 한국 근현대사에 익숙하지 않은 회원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감독과 배우의 좌담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해외에 한국의 콘텐츠를 소개할 때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더라. 가장 먼저 더 나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고 싶어졌다. 당시 좌담 통역을 샤론 최 감독이 맡았는데, 문화와 정치와 역사를 넘나드는 통역을 보며 동기부여가 됐다. 더 나은 영어 실력으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쇼박스로 취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주고 싶은 꿀팁은?
반향을 일으킨 콘텐츠에 대해 자신만의 분석을 쌓아보자. 대중적 호평 혹은 혹평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며 나만의 ‘랩업’을 해보는 것도 좋다. 전문지나 평론은 물론이고 SNS나 커뮤니티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도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콘텐츠 자체를 넘어, 콘텐츠가 수용되는 방향과 방식을 꾸준히 지켜보면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척 많다. 콘텐츠의 규모, 장르, 형식 등을 가리지 않고 열린 눈으로 잡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과정이 정말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