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 CEO
배윤영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데뷔 9년 차 패션모델이자, 데님 팬츠가 메인 아이템인 패션 브랜드 배스(BAES)를 운영하고 있다. 배윤영은 배스를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지난해 12월, 배스를 론칭했다. 어떻게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나?
어린 시절부터 데님 팬츠를 무척 좋아했다. 옷장 속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템일 정도. 100벌이 넘는 데님 팬츠가 옷장에 있다. 하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데님 팬츠를 만나기란 늘 쉽지 않았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길이가 짧고, 길이가 맞으면 핏이 마음에 안 들기 일쑤였다. 큰 키때문에 늘 남성용 팬츠나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의 팬츠를 사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생각이 떠올랐다. ‘그냥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분명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많을거라 생각했다. 키가 큰 사람들을 위한, 퀄리티 좋은 데님 팬츠를 만들고 싶었다.
당신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델이다. 세컨드 잡을 갖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메인 잡인 모델 일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배스를 일종의 취미로 생각하며 운영하고 있다. 훗날 배스에 전념할 날이 올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저 즐기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가꿔나가는 중이다. 내가 세컨드 잡에 대담하게 도전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엔 안정적인 본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자신감과 자존감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영역에 도전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있어 늘 기쁘고 즐겁다.
패션모델인 점이 브랜드 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모델로 활동하며 좋은 브랜드의 수많은 옷을 입어봤다. 그렇기에 옷을 보는 눈이 까다롭다. 또한 100벌이 넘는 데님 팬츠를 입으며 느낀 좋은 점과 싫은 점을 모두 배스 진에 녹여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그만큼 깐깐하게 배스를 만들고 있다는 것? 옷 디자인부터 생산 컨트롤, 패키징 디자인, 룩북 촬영 계획과 모델까지, 내가 관여하지 않은 것이 없다. 스스로에겐 꽤 피곤한 일이다.
패션 브랜드의 CEO로 일하며 느낀 장점과 매력은?
나와 결코 뗄 수 없는 ‘패션’을 모델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 패션을 좀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직접 디자인해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다. 동료 모델이나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와 같은 주변의 친한 지인들이 배스를 많이 사 입었는데, 그들이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늘 뿌듯하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응원의 메세지를 전해온 사람도 많았는데, 그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
브랜드의 CEO가 된 후, ‘모델 배윤영’이었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크게 없는 것 같다. ‘옷’을 표현하는 사람에서, ‘옷’을 만드는 사람이 된만큼 재단, 재봉, 워싱 등 데님 팬츠의 모든 제작 과정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브랜드 론칭 후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이 있다면?
뉴욕에서 캘빈 클라인 캠페인 촬영을 위한 피팅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곳에 있던 스타일리스트가 내가 입고 있던 데님 팬츠가 마음에 든다며 브랜드 이름을 물어봤다. 내가 론칭한 브랜드라고 소개했더니 자기도 사고 싶다며 해외 배송이 가능하냐 묻더라. 세계적인 데님 브랜드의 오피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 그랬을까? 기분이 이상했다.
지금 배스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배스의 존재감을 명확히 만드는 것과 브랜드를 어떻게 확장시킬지에 대해 늘 생각 중이다. 앞으로 어떤 데님 팬츠와 아이템을 소개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배스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를 한마디로 말해준다면?
즐거움!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배스를 운영하고자 하는 만큼, 배스를 입는 모든 사람들이 늘 즐겁기 바란다.
솔직하게,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사는?
경쟁사나 닮고 싶은 브랜드는 딱히 없다. 배스는 그냥 배스니까! 클래식과 빈티지, 모던 등 세련된 취향을 두루 포용하는 나의 감성을 오롯이 담은 독보적인 브랜드라 생각한다.
직무에 도움이 되는 앱이나 웹사이트, SNS, 기타 채널이 있다면?
내 스마트폰 속의 포토 앨범. 전세계의 패션 위크에서 활동하며 찍어온 사진 속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 당시에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보면 특별한 것이 많다. 평소 사진을 많이 남기는 습관이 있는데, 이것이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어떤 직무 능력을 키우면 패션 브랜드의 CEO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해심. 어느 직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늘 여러 사람과 협력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타인과 어떻게 잘 소통해야 할지를 항상 고민한다. 물론 모델 일도 마찬가지다. 쇼 현장과 촬영장 모두 수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기 때문이다. 무대와 촬영장 뒤에서 노력하는사람들 입장이 돼 생각해 본다면, 상대방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깨달을 수 있다. 나는 언제나 이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그렇게 하다 보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잠재적인 능력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스 CEO로서 이루고 싶은 당신의 목표는?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고, 원하는 프로젝트를 펼쳐나갈 생각이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건 앞서 말했듯 언제나 배스를 즐거운 마음으로 꾸려나가는 것이다. 오래오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배스를 좋은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
모델, 패션 브랜드 CEO 외에 꿈꾸는 또 다른 직업이 있나?
아직은 없다. 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일에 늘 도전하는 사람이기에, 앞으로도 또 다른 모습의 배윤영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대해달라.
패션 브랜드 론칭을 꿈꾸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나? 또한 세컨드 잡을 가지고 싶어 하는 모델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전하라! 나 또한 하고 싶었던 일에 무작정 뛰어들어봤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다. 또한 모델들에겐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끼와 열정은 수많은 영역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