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배수아, 한강, 박준 등 국내 손꼽히는 작가들의 책을 만들어온 문학 편집자 강윤정. 2019년 문학 유튜브 채널 ‘편집자 K’를 열었고 책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문학책 만드는 법>을 썼다. 그에겐 살짝의 곁눈질도 없다. 문학이라는 한 우물만 묵묵히 팔뿐.
15년 이상 문학 편집자로 일하셨죠. 학창 시절부터 편집자를 꿈꾸셨는지, 그렇다면 어떠한 노력을 통해 문학 편집자의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문학 편집자는 대학 졸업 즈음에 처음 품은 꿈이었습니다. 다만 많은 편집자가 그러하듯 어려서부터 책을 정말 좋아했어요. 많이 읽었고요. 텍스트를 가까이 둘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어요. 문학 편집자는 물론,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거의 알지 못한 채 취업했습니다. 그때는 SNS나 유튜브로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고, 주위에 출판사 입사를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거든요. 게다가 첫 출판사는 제가 독자로서도 잘 알지 못하던 경제경영서 전문 출판사였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운이 좋았지’ 싶습니다.
편집자는 드러나지 않을 뿐 늘 작가와 함께 걷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문학 편집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편집자는 작가가 쓴 원고가 책이라는 물성을 가진 상품이 되기까지 전 과정을 관장하고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작가의 고유한 세계를 독자 보편의 세계로 넓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합니다. 우선, 작가가 지치지 않고 본인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것을 쓰도록 돕습니다. 그렇게 써낸 작품을 깊이 읽습니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가 온전한지, 그러니까 오류나 비약이나 모호한 곳은 없는지 살피는 일부터 이 작품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판형은 무엇일지, 제목은 명료한 단어가 좋을지 구체적인 문장형으로 달아야 할지, 표지는 사진을 쓸지 타이포로 심플하게 할지, 어떤 독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가장 효과적일지를 고민하고 결정합니다. 또한 디자이너, 마케터를 비롯해 책의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업합니다. 작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작가이지만 책이라는 매체, 독자와 출판시장을 더 잘 아는 것은 편집자이므로 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님께서 작업한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꼽는다면요?
오래도록 따라 읽어온 작가들의 책을 맡게 되면 남다른 소회를 갖게 됩니다. 한강, 배수아, 이승우,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편집했을 때 특히 그랬는데요. 올해 만든 책으로는 한강 작가님의 <디 에센셜 한강>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뿐만 아니라 시와 산문 가운데 좋은 것을 엄선해 한 권으로 엮었는데요. 작가님의 작품세계 전반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작업하는 동안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 미래는 과거에 이미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맞아요.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표상이 되기도 하죠. 또한 작가의 작품 세계처럼 시간과 관계없이 늘 흐르는 기조라는 것도 있잖아요. 편집자님이 오래도록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 기조는 무엇인가요?
이것이 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일로 먹고살고 있고요. 다만 매일 출근해 하는 노동이 제가 수십 년간 좋아해온 책과 관련한 사실이 늘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전혀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지금 이 시대 사람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책이라는 오랜 매체 형식으로 정리한다는 것도 좋고요.
그럼 문학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 번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80년대에 대한민국 수도권 4인 가족 중 장녀로 태어나 다른 데로 튀는 일 없이 반듯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묵묵히 직장 생활을 하는 사십 세 여성이 저라는 사람일 텐데요, 이런 틀 밖을 상상할 수 있는 일은 문학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시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성격으로,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는 문학작품 속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단 한 번뿐인 삶이 갖는 한계를 조금은 벗어나 볼 수 있고 인간과 사회를 훨씬 더 입체적이고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작가, 편집자는 새로운 시선, 경험을 전하는 책을 만들어야겠군요. 편집자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세상을 빠르게 읽는 눈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님 역시 꾸준히 노력하신 부분일 테고요.
맞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노력은 역시 ‘읽기’입니다. SNS상에서 논의되는 이슈들과 매일 아침 메일함에 쌓이는 다종다양한 뉴스레터처럼 현재를 바로바로 반영한 즉각적인 콘텐츠들부터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쓰고 저 같은 사람이 시간을 들여 가다듬어 출간한 책들, 더불어 유튜브 구독자를 포함해 제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것도 정말 중요하죠. 사람들이 지금 하는 고민과 그다음 올 고민들을 미리 고민해 보는 게 편집자의 일이니까요.
문학 유튜버, 작가로도 활동하고 계시죠.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부캐, 부업은 본업과 반대되는 성향의 일을 선택하는데요. 본업의 연장선에서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유튜브 채널을 열 때는 구체적인 계획도 비전도 없었습니다. 호기심이 거의 전부였어요. 저는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왔습니다. 천리안 시절부터 프리챌,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까지요. 핵심은 ‘기록’이었습니다. 제가 살면서 생각한 것들, 해온 것들을 기록하는 일을 늘 해왔던 것이죠. 그 플랫폼이 이제는 유튜브가 된 것이고요. 찾아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반응도 피드백도 즉각적인 곳이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구독자들이 바라는 것 사이의 콘텐츠를 조율해 나가며 지금까지 해온 것 같습니다.
반대로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될 때 생기는 부작용도 많을 텐데요. 편집자, 문학 유튜버,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책을 아무리 좋아해도 온종일 원고와 씨름하고 퇴근해서는 활자를 더는 읽고 싶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원고와 표지 디자인이 모두 마무리되었는데 해설이나 추천사가 입고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날도 있고 감정 노동에 지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일이고 밥벌이입니다. 참고 견디고 버티고 무언가를 무릅쓰는 것은 일하는 사람 누구나 겪는 것이고 부작용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문학을 좋아했던 저의 시간들과 일하며 생기는 어려움은 별개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본업 외의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역시 시간과 체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직결되는 문제와 직결되겠죠. 본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요. 다행히 제가 하는 활동들이 제 본업과 연결돼 있다 보니 그 일들 각각이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해낼 때는 효율, 시간 등이 꽤나 중요합니다.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특히나 마감 기간이 도래하면 야근이 불가피하실 듯해요.
유튜브 채널에도 만들어 올렸던 시간관리법 영상이 있는데, 타이틀이 ‘투 두 리스트 쓰지 마세요’였습니다. 리스트를 쌓아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려면 본인의 업무 능률이 가장 잘 오르는 시간대를 파악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저는 오전에 일이 잘 되는데요, 그러므로 오전에 가장 중요한 일들을 처리합니다. 창의적이고 기획력이 필요한 일이나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일들이죠. 오후 시간에는 그 외의 업무들을 처리하고 정리합니다. 자신의 일을 파악한 뒤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본업을 넘어 부업, 부캐를 시작하려는 직장인들에게 팁을 전한다면요?
왜 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결과를 정해 놓고 그 결과를 좇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는 오래 하기 힘들어요. 내게 부캐가 필요한 이유, 부업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거듭 확인해야 지속 가능합니다. 가령 저 같은 경우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보다 조회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큰 채널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채널이 목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광고를 거의 받지 않고 있고, 책 리뷰 협찬을 받지 않습니다. 그런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왜 하려는가, 이후에는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하는 사람. 그리고 본인이 한 일을 돌아보고 평가할 줄 아는 사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저는 ‘빅 픽처’를 그리는 대신 ‘코앞’만 보고 사는 것 같습니다. 한 발 한 발 지금 제 상황에서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날 뒤돌아보았을 때 저도 몰랐던 ‘빅 픽처’가 완성돼 있을 거라 믿고요. 맡은 책 잘 만들고, 유튜브 채널도 찬찬히 꾸려가고, 매일 산책하고, 좋은 책 읽으며 또 살아가겠지요.
, 문학편집자 강윤정 님에게 물었습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뉴스 페퍼민트, 채널예스, 미국과 일본 아마존.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2시간 남짓.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온라인서점 알라딘.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김영하, 배수아, 한강, 박준 등 국내 손꼽히는 작가들의 책을 만들어온 문학 편집자 강윤정. 2019년 문학 유튜브 채널 ‘편집자 K’를 열었고 책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문학책 만드는 법>을 썼다. 그에겐 살짝의 곁눈질도 없다. 문학이라는 한 우물만 묵묵히 팔뿐.
15년 이상 문학 편집자로 일하셨죠. 학창 시절부터 편집자를 꿈꾸셨는지, 그렇다면 어떠한 노력을 통해 문학 편집자의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문학 편집자는 대학 졸업 즈음에 처음 품은 꿈이었습니다. 다만 많은 편집자가 그러하듯 어려서부터 책을 정말 좋아했어요. 많이 읽었고요. 텍스트를 가까이 둘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어요. 문학 편집자는 물론,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거의 알지 못한 채 취업했습니다. 그때는 SNS나 유튜브로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고, 주위에 출판사 입사를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거든요. 게다가 첫 출판사는 제가 독자로서도 잘 알지 못하던 경제경영서 전문 출판사였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운이 좋았지’ 싶습니다.
편집자는 드러나지 않을 뿐 늘 작가와 함께 걷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문학 편집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편집자는 작가가 쓴 원고가 책이라는 물성을 가진 상품이 되기까지 전 과정을 관장하고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작가의 고유한 세계를 독자 보편의 세계로 넓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합니다. 우선, 작가가 지치지 않고 본인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것을 쓰도록 돕습니다. 그렇게 써낸 작품을 깊이 읽습니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가 온전한지, 그러니까 오류나 비약이나 모호한 곳은 없는지 살피는 일부터 이 작품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판형은 무엇일지, 제목은 명료한 단어가 좋을지 구체적인 문장형으로 달아야 할지, 표지는 사진을 쓸지 타이포로 심플하게 할지, 어떤 독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가장 효과적일지를 고민하고 결정합니다. 또한 디자이너, 마케터를 비롯해 책의 제작과 유통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업합니다. 작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작가이지만 책이라는 매체, 독자와 출판시장을 더 잘 아는 것은 편집자이므로 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님께서 작업한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꼽는다면요?
오래도록 따라 읽어온 작가들의 책을 맡게 되면 남다른 소회를 갖게 됩니다. 한강, 배수아, 이승우,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편집했을 때 특히 그랬는데요. 올해 만든 책으로는 한강 작가님의 <디 에센셜 한강>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뿐만 아니라 시와 산문 가운데 좋은 것을 엄선해 한 권으로 엮었는데요. 작가님의 작품세계 전반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작업하는 동안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 미래는 과거에 이미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맞아요.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표상이 되기도 하죠. 또한 작가의 작품 세계처럼 시간과 관계없이 늘 흐르는 기조라는 것도 있잖아요. 편집자님이 오래도록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 기조는 무엇인가요?
이것이 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일로 먹고살고 있고요. 다만 매일 출근해 하는 노동이 제가 수십 년간 좋아해온 책과 관련한 사실이 늘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전혀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지금 이 시대 사람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책이라는 오랜 매체 형식으로 정리한다는 것도 좋고요.
그럼 문학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 번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80년대에 대한민국 수도권 4인 가족 중 장녀로 태어나 다른 데로 튀는 일 없이 반듯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묵묵히 직장 생활을 하는 사십 세 여성이 저라는 사람일 텐데요, 이런 틀 밖을 상상할 수 있는 일은 문학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시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성격으로,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는 문학작품 속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단 한 번뿐인 삶이 갖는 한계를 조금은 벗어나 볼 수 있고 인간과 사회를 훨씬 더 입체적이고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작가, 편집자는 새로운 시선, 경험을 전하는 책을 만들어야겠군요. 편집자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세상을 빠르게 읽는 눈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님 역시 꾸준히 노력하신 부분일 테고요.
맞습니다. 가장 많이 하는 노력은 역시 ‘읽기’입니다. SNS상에서 논의되는 이슈들과 매일 아침 메일함에 쌓이는 다종다양한 뉴스레터처럼 현재를 바로바로 반영한 즉각적인 콘텐츠들부터 작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쓰고 저 같은 사람이 시간을 들여 가다듬어 출간한 책들, 더불어 유튜브 구독자를 포함해 제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것도 정말 중요하죠. 사람들이 지금 하는 고민과 그다음 올 고민들을 미리 고민해 보는 게 편집자의 일이니까요.
문학 유튜버, 작가로도 활동하고 계시죠.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부캐, 부업은 본업과 반대되는 성향의 일을 선택하는데요. 본업의 연장선에서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유튜브 채널을 열 때는 구체적인 계획도 비전도 없었습니다. 호기심이 거의 전부였어요. 저는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왔습니다. 천리안 시절부터 프리챌,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까지요. 핵심은 ‘기록’이었습니다. 제가 살면서 생각한 것들, 해온 것들을 기록하는 일을 늘 해왔던 것이죠. 그 플랫폼이 이제는 유튜브가 된 것이고요. 찾아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반응도 피드백도 즉각적인 곳이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구독자들이 바라는 것 사이의 콘텐츠를 조율해 나가며 지금까지 해온 것 같습니다.
반대로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될 때 생기는 부작용도 많을 텐데요. 편집자, 문학 유튜버,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책을 아무리 좋아해도 온종일 원고와 씨름하고 퇴근해서는 활자를 더는 읽고 싶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원고와 표지 디자인이 모두 마무리되었는데 해설이나 추천사가 입고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날도 있고 감정 노동에 지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일이고 밥벌이입니다. 참고 견디고 버티고 무언가를 무릅쓰는 것은 일하는 사람 누구나 겪는 것이고 부작용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문학을 좋아했던 저의 시간들과 일하며 생기는 어려움은 별개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본업 외의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역시 시간과 체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직결되는 문제와 직결되겠죠. 본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요. 다행히 제가 하는 활동들이 제 본업과 연결돼 있다 보니 그 일들 각각이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해낼 때는 효율, 시간 등이 꽤나 중요합니다.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특히나 마감 기간이 도래하면 야근이 불가피하실 듯해요.
유튜브 채널에도 만들어 올렸던 시간관리법 영상이 있는데, 타이틀이 ‘투 두 리스트 쓰지 마세요’였습니다. 리스트를 쌓아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려면 본인의 업무 능률이 가장 잘 오르는 시간대를 파악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저는 오전에 일이 잘 되는데요, 그러므로 오전에 가장 중요한 일들을 처리합니다. 창의적이고 기획력이 필요한 일이나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일들이죠. 오후 시간에는 그 외의 업무들을 처리하고 정리합니다. 자신의 일을 파악한 뒤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본업을 넘어 부업, 부캐를 시작하려는 직장인들에게 팁을 전한다면요?
왜 하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결과를 정해 놓고 그 결과를 좇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는 오래 하기 힘들어요. 내게 부캐가 필요한 이유, 부업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거듭 확인해야 지속 가능합니다. 가령 저 같은 경우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보다 조회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큰 채널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채널이 목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광고를 거의 받지 않고 있고, 책 리뷰 협찬을 받지 않습니다. 그런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왜 하려는가, 이후에는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하는 사람. 그리고 본인이 한 일을 돌아보고 평가할 줄 아는 사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저는 ‘빅 픽처’를 그리는 대신 ‘코앞’만 보고 사는 것 같습니다. 한 발 한 발 지금 제 상황에서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날 뒤돌아보았을 때 저도 몰랐던 ‘빅 픽처’가 완성돼 있을 거라 믿고요. 맡은 책 잘 만들고, 유튜브 채널도 찬찬히 꾸려가고, 매일 산책하고, 좋은 책 읽으며 또 살아가겠지요.
, 문학편집자 강윤정 님에게 물었습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뉴스 페퍼민트, 채널예스, 미국과 일본 아마존.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2시간 남짓.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온라인서점 알라딘.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