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학과를 전공하고 패션업계에 몸담던 이호연은 ‘여행에 미치다’ 공채 프로그램 ‘유꿈선’에 지원하면서 영상 PD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제는 틱톡, 유튜브 채널 구독자만 260만명이 넘는 크리에이터로 시간과 공간,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유로이 활동 중이다.

💡 2020년 ‘여행에 미치다’에 공채 프로그램 ‘유꿈선(유튜브 꿈나무 선발대회)’를 통해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고요. 여느 입사 지원 프로그램과 달리, 그 과정이 모두 콘텐츠로 기록되었어요.
🗣 의류학과를 전공하고 패션회사 디자인실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문득 ‘이게 내 길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한 건 맞는데 막상 산업에 몸을 담가보니, 저는 옷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입으면서 저를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동시에 제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관련 대외활동도 많이 했고요. 여행도 좋아해서 워홀을 떠날까? 고민하던 찰나에 ‘유꿈선’ 공채 프로그램을 발견했어요. 원서 마감 3일 전이었는데 부랴부랴 두 개의 영상을 제작해서 지원했죠.
➡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0Pb2JlufSf0
💡 당시에 이미 구독자를 꽤 모은 여행 인플루언서들도 지원자로 함께했어요. 긴장되진 않았나요?
🗣 지금 되돌아보면 부족한 것투성이에요. 원서 마감시간에 쫓겨 음성 싱크도 안 맞는 영상을 제출하기도 했고요. 당시 모든 팀원이 저를 떨어트리자고 했는데 영상 감독님 한 분이 저를 뽑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셔서 500명 중에 7명에 먼저 들 수 있었어요. 이후 7명이 참여한 ‘유꿈선’ 프로그램에서는 제 인생에 가장 치열한 시간을 경험한 것 같아요.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제 스스로 계속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어요. 또 팀원들이 저를 뛰어난 캐릭터라고 생각하기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여겨 주길 바랐거든요. 카메라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고민은 많고. 일주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웃음)
💡 ‘유튜브 꿈나무’를 뽑는 대회지만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사실 함께 일할 팀원을 뽑는 자리였으니까요. 호연님의 생각에 십분 동의해요.
🗣 당시엔 유튜버가 말도 잘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함께 경쟁한 지원자들도 개성있는 분들이었고요. 그에 비해 저는 캐릭터가 약한 사람이었죠. 불안감도 있었어요. 그래도 팀원들이 저를 함께 일하기 좋은 스타일이라 평가해주었고, 제가 제작하는 여행 영상을 보고 있으면 ‘저 사람이랑 같이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제가 만드는 영상의 무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

💡 입사 후엔 어땠어요?
🗣 더 힘들었죠.(웃음) 회사엔 더 뛰어난 분들이 많았거든요. ‘여행에 미치다’라는 회사 특성상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매력, 캐릭터가 강렬했어요. 개별 대외활동도 많았고 개인 SNS 팔로워도 엄청났거든요. 그에 비해 저는 제 친구들과 소소하게 SNS를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또 동시에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해외여행길이 막혔어요. 재택근무를 하며 ‘무엇을 더 개발해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틱톡을 발견했고 플랫폼 자체가 제 감성과 딱 맞아 떨어졌어요. 약간 오글거리는데, 날 것의 트렌디함이 느껴졌거든요. 또 해외 영상들을 보면서 레퍼런스도 많이 참고할 수 있었고요. 그 때부터 하루 2개씩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했어요.
💡 이젠 틱톡 구독자 수만 240만명이 넘어요. 올해 초에는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죠?
🗣 퇴사하기 전까지 제가 ‘여행에 미치다’에 소속된 영상PD라는 사실을 구독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물론 비밀에 부친 것도 아니지만요. 두 가지 일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고자 했죠. 덕분에 배운 것도 많아요. 회사에 소속된 채 콘텐츠를 만들 때는 다양한 스탭들과 규모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동시에, 동료들에게 일하는 방식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반대로 개인 콘텐츠를 만들 때는 조금 더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죠.
💡 두 채널에서 영상을 제작한 시간이 호연님에게 큰 성장을 안겨줬을 것 같아요.
🗣 최근엔 크리에이터가 정말 많아졌으니까요. 여기서 살아 남으려면 ‘저만의 것’이 절실해요. 영상 디자인은 물론, 그 속에 담긴 저의 모습, 옷차림 하나까지도 남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해요. 특히 쇼츠 같은 경우엔 검색해서 시청하기보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보는 형식이기 때문에 1초안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어야 하죠.


💡 수많은 영상 크리에이터 속에서 호연님의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여행에 미치다’에서 영상을 만들 때는 촬영 기술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저는 여행지의 현장감을 부지런히 전하기보다 어떤 여행지든 저만의 스타일로 보여주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여행지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서 연출, 촬영기법을 다양하게 시도했죠. 최근에는 제 개인 채널만을 운영하다 보니 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에요. 넷플릭스를 굉장히 자주 보는데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한 기법을 숏츠 영상에 차용하기도 하고요. 왕가위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해서 특유의 색 보정을 오마주해보기도 해요. 또 박찬욱 감독님의 빅 팬이라 작품 속 독특한 미장센이나 연출 방법도 분석하고 있어요.
💡 ‘여행에 미치다’에 소속된 채 만든 중 최애 영상을 꼽아본다면요?
🗣 지금은 아나운서가 된 정유스(정영한)랑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내려가는 콘텐츠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버스 놓칠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잊을 수 없어요. 고생도 많이 했고요. 또 체코 촬영도 기억에 남는데, 날씨가 시시각각 바뀌어서 촬영이 참 힘들었거든요.(웃음)

💡 반대로 이제 회사 밖을 나왔으니 도전해보고 싶은 영상이 있을 듯해요.
🗣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숏츠를 넘어 스토리가 가미된 필름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팀을 꾸려서 영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죠. 프레임이 세로로 된 영화를 찍어보면 어떨까요? 뭐든 모바일로 소비하는 시대니까요. 모바일에 걸맞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올해 도전해보려고요. 또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영상 기술들을 많이 익혀서 크리에이터를 넘어 비디오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한계 없는 상상, 연출, 스토리를 만들고자 계속 도전하고 있죠.
크리에이터 하다필름 이호연 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 다큐멘터리를 봅니다.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편집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블랙 미러> 시리즈를 굉장히 추천해요.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잘 보지 않는 편이고, 틱톡은 1시간 정도? 사용합니다. 영상 트렌드가 가장 빠른 플랫폼이라 해외 영상을 보며 레퍼런스로 참고하기도 하고요.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SNS 사용을 지양하는 데도 어쩔 수 없이 세 개의 앱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웃음)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의류학과를 전공하고 패션업계에 몸담던 이호연은 ‘여행에 미치다’ 공채 프로그램 ‘유꿈선’에 지원하면서 영상 PD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제는 틱톡, 유튜브 채널 구독자만 260만명이 넘는 크리에이터로 시간과 공간, 플랫폼을 넘나들며 자유로이 활동 중이다.
💡 2020년 ‘여행에 미치다’에 공채 프로그램 ‘유꿈선(유튜브 꿈나무 선발대회)’를 통해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고요. 여느 입사 지원 프로그램과 달리, 그 과정이 모두 콘텐츠로 기록되었어요.
🗣 의류학과를 전공하고 패션회사 디자인실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문득 ‘이게 내 길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한 건 맞는데 막상 산업에 몸을 담가보니, 저는 옷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입으면서 저를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동시에 제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관련 대외활동도 많이 했고요. 여행도 좋아해서 워홀을 떠날까? 고민하던 찰나에 ‘유꿈선’ 공채 프로그램을 발견했어요. 원서 마감 3일 전이었는데 부랴부랴 두 개의 영상을 제작해서 지원했죠.
➡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0Pb2JlufSf0
💡 당시에 이미 구독자를 꽤 모은 여행 인플루언서들도 지원자로 함께했어요. 긴장되진 않았나요?
🗣 지금 되돌아보면 부족한 것투성이에요. 원서 마감시간에 쫓겨 음성 싱크도 안 맞는 영상을 제출하기도 했고요. 당시 모든 팀원이 저를 떨어트리자고 했는데 영상 감독님 한 분이 저를 뽑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셔서 500명 중에 7명에 먼저 들 수 있었어요. 이후 7명이 참여한 ‘유꿈선’ 프로그램에서는 제 인생에 가장 치열한 시간을 경험한 것 같아요.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제 스스로 계속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어요. 또 팀원들이 저를 뛰어난 캐릭터라고 생각하기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여겨 주길 바랐거든요. 카메라는 쉴 새 없이 돌아가고, 고민은 많고. 일주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웃음)
💡 ‘유튜브 꿈나무’를 뽑는 대회지만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사실 함께 일할 팀원을 뽑는 자리였으니까요. 호연님의 생각에 십분 동의해요.
🗣 당시엔 유튜버가 말도 잘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함께 경쟁한 지원자들도 개성있는 분들이었고요. 그에 비해 저는 캐릭터가 약한 사람이었죠. 불안감도 있었어요. 그래도 팀원들이 저를 함께 일하기 좋은 스타일이라 평가해주었고, 제가 제작하는 여행 영상을 보고 있으면 ‘저 사람이랑 같이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제가 만드는 영상의 무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
💡 입사 후엔 어땠어요?
🗣 더 힘들었죠.(웃음) 회사엔 더 뛰어난 분들이 많았거든요. ‘여행에 미치다’라는 회사 특성상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매력, 캐릭터가 강렬했어요. 개별 대외활동도 많았고 개인 SNS 팔로워도 엄청났거든요. 그에 비해 저는 제 친구들과 소소하게 SNS를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또 동시에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해외여행길이 막혔어요. 재택근무를 하며 ‘무엇을 더 개발해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틱톡을 발견했고 플랫폼 자체가 제 감성과 딱 맞아 떨어졌어요. 약간 오글거리는데, 날 것의 트렌디함이 느껴졌거든요. 또 해외 영상들을 보면서 레퍼런스도 많이 참고할 수 있었고요. 그 때부터 하루 2개씩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했어요.
💡 이젠 틱톡 구독자 수만 240만명이 넘어요. 올해 초에는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죠?
🗣 퇴사하기 전까지 제가 ‘여행에 미치다’에 소속된 영상PD라는 사실을 구독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물론 비밀에 부친 것도 아니지만요. 두 가지 일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고자 했죠. 덕분에 배운 것도 많아요. 회사에 소속된 채 콘텐츠를 만들 때는 다양한 스탭들과 규모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동시에, 동료들에게 일하는 방식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반대로 개인 콘텐츠를 만들 때는 조금 더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죠.
💡 두 채널에서 영상을 제작한 시간이 호연님에게 큰 성장을 안겨줬을 것 같아요.
🗣 최근엔 크리에이터가 정말 많아졌으니까요. 여기서 살아 남으려면 ‘저만의 것’이 절실해요. 영상 디자인은 물론, 그 속에 담긴 저의 모습, 옷차림 하나까지도 남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해요. 특히 쇼츠 같은 경우엔 검색해서 시청하기보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보는 형식이기 때문에 1초안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어야 하죠.
💡 수많은 영상 크리에이터 속에서 호연님의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여행에 미치다’에서 영상을 만들 때는 촬영 기술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저는 여행지의 현장감을 부지런히 전하기보다 어떤 여행지든 저만의 스타일로 보여주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여행지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서 연출, 촬영기법을 다양하게 시도했죠. 최근에는 제 개인 채널만을 운영하다 보니 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에요. 넷플릭스를 굉장히 자주 보는데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한 기법을 숏츠 영상에 차용하기도 하고요. 왕가위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해서 특유의 색 보정을 오마주해보기도 해요. 또 박찬욱 감독님의 빅 팬이라 작품 속 독특한 미장센이나 연출 방법도 분석하고 있어요.
💡 ‘여행에 미치다’에 소속된 채 만든 중 최애 영상을 꼽아본다면요?
🗣 지금은 아나운서가 된 정유스(정영한)랑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내려가는 콘텐츠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버스 놓칠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잊을 수 없어요. 고생도 많이 했고요. 또 체코 촬영도 기억에 남는데, 날씨가 시시각각 바뀌어서 촬영이 참 힘들었거든요.(웃음)
💡 반대로 이제 회사 밖을 나왔으니 도전해보고 싶은 영상이 있을 듯해요.
🗣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숏츠를 넘어 스토리가 가미된 필름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팀을 꾸려서 영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죠. 프레임이 세로로 된 영화를 찍어보면 어떨까요? 뭐든 모바일로 소비하는 시대니까요. 모바일에 걸맞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올해 도전해보려고요. 또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영상 기술들을 많이 익혀서 크리에이터를 넘어 비디오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한계 없는 상상, 연출, 스토리를 만들고자 계속 도전하고 있죠.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 다큐멘터리를 봅니다.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편집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블랙 미러> 시리즈를 굉장히 추천해요.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잘 보지 않는 편이고, 틱톡은 1시간 정도? 사용합니다. 영상 트렌드가 가장 빠른 플랫폼이라 해외 영상을 보며 레퍼런스로 참고하기도 하고요.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SNS 사용을 지양하는 데도 어쩔 수 없이 세 개의 앱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웃음)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