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여행 유튜버 쏘이더월드🔍 이소연, 조금은 낯선 길일지라도

유튜브 채널 쏘이더월드를 운영하는 이소연의 삶은 23살 전후로 나뉜다. 공인노무사를 합격하고 탄탄대로로 펼쳐질 것만 같던 커리어를 뒤로 한 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오르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인생은 다이내믹해졌고 그는 더 단단해졌다.



💡 공인노무사를 합격하고 해외여행을 떠났다고 들었어요.

🗣 법학을 전공했어요. 한 학기도 휴학하지 않고 2-3년간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해 23살에 합격했어요. 합격 후 7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쳐보니 제가 생각했던 현실과 너무 달랐어요. 우울감이 찾아왔고 ‘무조건 빠른 게 능사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살피며 속도에 맞게 살아야겠다 다짐했죠. 본 채용을 앞두고 퇴사를 선택했어요. 공인노무사가 제 인생의 종착점은 아니니까요. 3개월은 여행, 3개월은 재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저에게 6개월의 시간을 주었고 100일 세계 여행을 떠났죠.


💡 하지만 그날 이후로 여행가가 직업이 되었죠.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만 50만명이 넘어요.

🗣 여행 중간중간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는데, 여행에서 돌아올 때쯤 구독자가 6~7만명이 되어있었어요. 당시엔 여행 유튜버 자체가 드물었어요. 네팔, 모로코, 인도, 터키, 폴란드, 헝가리, 스페인, 포르투갈 등 16개국을 돌았는데 특히 여자 혼자 인도 여행을 떠나는 게 드물었던 터라 구독자가 빠르게 늘었어요.



💡 첫 여행지는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요?

🗣 네팔 히말라야, 인도처럼 혼자가기 어려운 곳들 용기내서 골랐어요. 그곳들을 여행하고 돌아오면 제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당시엔 지금보다 여행에 대한 자료가 없던 터라 일단 부딪혀본 거죠.


💡 반대로 유튜브 채널을 키우기 위해 떠난 두번째 여행은요?

🗣 베트남, 일본처럼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났고 취업준비도 병행했어요. 물론 중간중간 여러 회사에 지원서를 넣기도 했고요. 그 때쯤 여행 비용이나 숙박을 지원하는 대신 영상을 제작해달라는 관공서나 기업의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노무사라는 직업이 자격증을 보유하더라도 수습 초기에는 급여 처우가 굉장히 열악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들어오는 수익과 기업,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얻는 여행 경험 등의 의미가 제 안에서 더 커지기 시작했죠. 또 수익의 질적인 의미가 굉장히 달랐어요. 노무사 수습기간에 받은 월급은 밤낮없이 힘들게 일해서 받은 돈이었는데 굉장히 형편없게 느껴졌고, 여행 유튜브를 통해 번 돈은 질적으로 가치있게 느껴졌어요. ‘한달만 더 해볼까?’, ‘한달만 더 한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5년넘게 이어져온 거죠.



💡 일반인의 휴가와 여행 유튜버의 여행은 어떻게 다른 지도 궁금해요.

🗣 맞아요. 직업적으로 온앤오프가 명확해요. 일년에 반이상은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요. 제게는 오히려 한국에 있는 시간이 오프, 즉 휴식이에요. 여행하는 동안에는 카메라를 보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에너지를 분출해야 하죠. 여행을 떠나면 하루에 70-80%는 카메라를 켜 두고 생활하는 듯해요. 그래도 제 MBTI가 ESTJ라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 촬영이나 편집을 위한 전자기기의 무게만해도 엄청나겠어요.

🗣 채널을 개설한 이래로 지금까지 휴대폰으로 편집하고 있어요. 촬영은 서브폰이나 고프로 액션캠처럼 가벼운 기기로 하고요. 제가 여행하면서 느낀 감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채널 영상의 90%이상을 제가 직접 편집하는데요. 종종 ‘편집하기에 인터페이스가 너무 작지 않냐?’고 물어보셔요. 근데 저는 영상 편집용 노트북의 무게를 짊어지고 여행하는게 더 힘들 것 같아요.(웃음)


💡 여행 준비는요?

🗣 여행 유튜버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준비를 하면 안돼요. 그곳에서 부딪히면서 얻는 정보, 이야기들이 주된 콘텐츠거든요. 많은 걸 준비, 설정할수록 재미가 없어요. 비행기표만 예약해서 떠나는 경우도 부지기수죠. 일부러 옷을 많이 안챙겨가서 현지에서 여행 옷을 구입하는 콘텐츠를 찍기도 하고요. 대신 여행지에는 완급을 줘요.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후엔 유럽을 가는 식으로 약간의 호흡을 달리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꼽아본다면요?

🗣 한달동안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던 여행이요. 여느 여행처럼 뛰며 새로운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제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거든요. 당시에 친한 친구가 취업 후 1년도 안되어 간암 3기 판정을 받고 5개월만에 하늘나라로 떠났어요. 모든 것이 허무했고 인생에 무언가 더 중요한 것이 있을 것만 같았죠. 친구가 단 한번도 유럽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 공무원 합격했을 때 “스페인이 꼭 가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거든요. 친구가 떠나기 전 선물해준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순례길을 걸었어요. 친구를 대신해서 떠난 여행이자, 친구와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여행이었어요.



💡 유튜버 쏘이가 아니라 인간 이소연의 여행이었군요. 반대로 콘텐츠로 반응이 좋은 여행도 있죠?

🗣 그렇죠. 아프리카 여행은 확실히 구독자나 조회수가 확 올라요.(웃음) 여자 혼자 오지로 여행가는 유튜버는 드무니까요.


💡  ‘위험한 거 아니냐’는 댓글도 종종 달리죠?

🗣 인도 여행 영상에는 특히 악플도 많이 달렸어요. 아무리 제가 즐거웠던 여행이더라도 누군가는 걱정, 염려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여행하는 모든 곳은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이에요. 어쩌면 ‘위험하다’는 선입견에 쌓여서 그 나라나 사람들에 대해 평생 담을 쌓고 살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편견을 깨는 게 언제나 목표예요. 감사하게도 그간의 여행동안 위험한 상황도 많지 않았고요. 종종 저를 통해 용기를 얻어 여행을 떠난다는 댓글을 볼 때 참 기분 좋아요.


💡 팬데믹 기간에는 채널을 어떻게 운영했는지도 궁금해요.

🗣 최대한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실제 여행을 미국이나 스페인으로 떠나기도 했고요. 팬데믹으로 정말 출국이 불가피한 상황에 저는 국토대장정을 하기도 했는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지금 상황에서의 최선을 찾으려고 했죠. 모두가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시기, 사람들이 저를 통해서 대리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얼까? 끊임없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책 <지금, 행복하고 싶어>도 쓰게 되었고요.


💡 여행 유튜버라는 직업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 언젠가 여행 유튜버를 그만두고 노무사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술도 트렌드도 변하니까요. 그래도 제 젊은 날의 여행을 모두 영상으로 기록해둔 거잖아요. 나중에 40~60대가 되어서 이런 영상들을 다시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요. 그런 행복을 미리 저장해두는 느낌이 들죠.



💡 소연님처럼 여행 유튜버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을 더한다면요?

🗣 시행착오를 최대한 많이 경험하시고 여행의 모든 순간을 콘텐츠로 남기세요. 우리 인생자체가 세팅된 건 하나도 없잖아요? 여행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몸소 부딪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구독자가 50만이 넘은 지금이나 5년전이나 제게 여행의 의미는 동일해요. 인생의 축소판이자 저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거든요.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사람들과 나눈다는 마음으로 영상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여행 유튜버 쏘이더월드 이소연 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특정한 사이트나 계정이 있기보다 가고 싶은 여행지를 검색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여행, 아프리카여행 등을 검색하고 해당 영상, 피드들을 보면서 대세 여행지, 여행 방식을 이해하는 식이죠. 다만 해당 콘텐츠를 머릿속에만 익혀 두고 여행 준비부터 과정, 영상편집까지 모두 제 방식대로 진행하는 편입니다.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합쳐서 3~4시간? 유튜브 시청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주로 서칭이나 영상 시청을, 블로그는 기록물로 남기며 생산을 위해 활용합니다.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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