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작가🔍 정윤선 & 정윤희, 영상의 뼈대를 세우는 사람 : 2030이 알고 싶은 커리어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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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업콘티작가🔍 정윤선 & 정윤희, 영상의 뼈대를 세우는 사람

글로 된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선 먼저 뼈대가 필요하다. 콘티작가는 영화,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 장르를 누비며 작품을 치밀하게 설계하는 사람이다. 콘티작가이자 자매 정윤선, 정윤희에게 콘티작가의 세계에 대해 물었다.

💡자매 모두 콘티작가를 직업으로 선택했어요.

🗣윤선 어려서부터 함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잠들기 전 머리를 맞대고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곤 했죠. 그렇게 그린 연습장만해도 300권은 될 거예요. 동생은 취미를 살려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꿨고 저는 성우가 되고 싶었어요. 꿈을 위해 방송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학교에서 처음으로 콘티를 처음 접했어요. 영상을 찍는 과제를 할 때마다 콘티가 필요했죠. 그림을 곧잘 그리는 제가 콘티를 도맡아 그리기 시작했어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연출을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단편영화 콘티들을 만들었어요. 상업영화에 처음 발을 디딘 건 20대 초반이었어요. 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스크립터로 일했는데 콘티가 없는 현장이라 제가 콘티 작업을 맡게 되었죠. 생각해보면 꽤 어린 나이에 콘티 작가로 일을 시작한 듯해요.

🗣윤희 본래 영화를 정말 좋아했던 터라 언니를 보며 막연히 동경했죠.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체계적으로 그림 공부를 했음에도 콘티작업은 제게 과분한 일이라 생각했어요. 우연히 언니에게 일을 하나, 둘 받아 작업하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영화와 그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콘티작가는 영화, 드라마, 광고,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 작업에 참여하죠? 정확히 콘티작가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윤선 크게는 글로 된 시나리오를 그림으로 그리는 일이에요.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 또 촬영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어떤 컷을 어떻게 촬영할지 등을 담고 있어요.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저희는 주로 영화, 드라마 콘티를 그려요.

💡콘티를 그리는 과정도 궁금해요.

🗣윤선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감독, 촬영감독, 스크립터, 콘티작가가 모여 콘티를 만들기 위해 회의를 진행해요. 제 장비를 큰 모니터에 연결해 화면을 공유하는데 그 자리에서 정해진 컷들을 바로바로 빠르게 그리며 러프한 콘티를 완성시켜야 해요. 이 때 인물의 동선, 소품의 위치, 카메라 앵글, 무빙 등 많은 걸 결정해요. 종종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캐릭터의 대사가 수정되거나 새로운 캐릭터, 장면이 생기기도 해요. 물론 삭제되기도 하고요. 그만큼 영화 제작에 있어 뼈대를 만드는 중요한 시간이에요. 회의가 끝나면 러프 콘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을 해요. 2-3주간 재택근무를 하며 2-3000컷의 분량을 그려야 해요. 보통 이 시기에 동생과 함께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라인을 정리하면 동생이 채색을 하고 카메라 무빙을 설명하는 화살표를 더해 완성시켜요. 그렇게 만들어진 컷이 스크립터에게 전달되고 그림과 시나리오를 매칭하는 작업이 완료되면 하나의 콘티북이 탄생해요. 그 콘티북을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전달하는 거죠.

💡자연히 따로 또 같이 일하는 ‘윤자매’가 되었군요.

🗣윤선 저희 둘 다 콘티작가로 일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놀라요. 시너지도 크죠. 언제든 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어요. 또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주며 힘을 합칠 수 있고요. 물론 각각 다른 작품을 맡아 일할 때도 많지만 함께 작업하면 콘티의 퀄리티가 훨씬 올라가요.

💡콘티작가가 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윤선 콘티작가마다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주로 활동하는 분야가 나뉘어요. 자신이 어떤 분야의 작업을 하고 싶은지 확실히 정하고 준비하는게 좋아요. 세부적으로 살핀다면, 영화, 드라마는 시나리오 이해력이 중요해요. 보통 회의를 통해 콘티작업을 진행하지만 감독님에 따라 1차 콘티를 작가에게 전부 맡기는 경우도 있거든요. 또 회의를 하더라도 많은 아이디어를 더 해야하기 때문에 연출 공부는 필수예요. 다양한 작품을 보며 장면마다 컷이 나뉘고 카메라가 움직이는 방향, 인물의 위치 등을 분석하는 것도 좋은 공부법이에요. 반대로 광고 콘티는 이미지를 중요시해요. 촬영준비의 목적은 비슷하지만 광고주에게 어떤 식으로 영상을 만들어 낼 것인지 어필하는 용도로도 많이 쓰이죠. 그렇기 때문에 광고주가 원하는 그림을 최대한 구현해 그려야 해요.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감, 조명까지 세밀하게 그려야 하는 경우가 많죠. 훨씬 디테일한 작업이 요구되는 것 대비 영화보다 작업이 급박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퀄리티 있는 그림을 그려내는 연습이 필요해요.

🗣윤희 물론 어느 분야를 선택하든 그림과 카메라 앵글에 대한 공부는 공통적으로 필요해요.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렸더라도 앵글감과 구도가 보이지 않는다면 콘티로써의 역할을 하기 어려워요. 저 또한 아직까지 앵글을 표현함에 있어 고민이 많고 꾸준히 공부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업계에 입문하는 주요 루트도 궁금해요.

🗣윤선 영화, 드라마 콘티작가가 되길 원한다면 단편영화나 독립영화 위주로 작업을 시작해보길 권해요. 스태프들을 만나면서 인맥을 쌓을 수 있고 자신만의 요령도 생겨요. 어느 순간 상업영화 작품도 들어올 테고요. 처음부터 현직 콘티작가의 부사수로 일을 배우는 방법도 있어요. 광고는 크몽을 비롯한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낮은 단가로 일을 시작해보는 걸 추천해요.

💡물론 장르마다 작업의 특성은 다르겠지만 두 분이 시나리오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가 있다면요?

🗣윤선 이해력과 표현력이에요. 작품의 방향이나 광고의 콘셉트를 잘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윤희 스토리가 있는 작품에 한해 캐릭터의 감정선이 중요한 듯해요. 아무리 화려한 그림의 콘티도 감정선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맞지 않는다면 이입하기 어렵거든요.

💡그간 많은 작품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윤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제 8일의 밤>이에요. 저희가 처음으로 함께 크레딧을 올린 작품이었거든요. 이때 처음으로 저희 사업명 ‘윤자매’도 지어졌어요.(웃음)

💡콘티작가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을 꼽아본다면요.

🗣윤선 회의 중 내놓은 제 의견이 작품에 반영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좋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매력은 제가 만든 콘티북을 전 스태프, 배우에게 공유한다는 거예요. 콘티북은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 전 과정에 쭉 따라다니거든요. 이전에 연출 스태프로 일하며 콘티를 그릴 때 현장에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제가 그린 콘티를 보고 일하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알면 알수록 멋있고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회의가 진행될 땐 출근을 하고 디테일 작업은 제가 원하는 장소 어디든 선택해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도 좋고요. (웃음)

💡콘티작가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나 목표가 있다면?

🗣윤선 영화를 주제로 웹툰을 그려보고 싶어요. 영화를 제작하며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던가, 또 대중들이 잘 모르는 전문 스태프 분들의 직업 소개 등을 소재로 풀어나가는 웹툰이요. 예전부터 생각만 해오던 것인데 아직도 실천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간 꼭 만들어 보고 싶어요.

🗣윤희 최근 장항준 감독님의 <리바운드>와 최근 극장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봤는데, 청춘이나, 열정, 사랑, 스포츠 처럼 밝고 에너지 넘치는 느낌들이 너무 좋더라고요. 근래에는 대체로 무거운 주제의 작품을 주로 했는데 그런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도전해보고 싶어요.

콘티작가🔍 정윤선 & 정윤희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윤선, 윤희 <Shotdeck> 이라는 영화 컷들을 모아둔 사이트가 있어요. 샷 종류 별로 카테고리도 잘 되어 있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참고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또한 유튜브를 포함해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티빙, 애플TV 등 존재하는 OTT 플랫폼을 다 끊어 놓고 레퍼런스를 찾을 때 많은 이용을 해요.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윤선 싸이월드 시절부터 SNS를 열심히 해왔어요. 지금은 인스타그램을 주력으로 사용하고요. 쉬는 시간을 활용해 하루 1-2시간 정도 쓰는 듯해요.

윤희 자극적인 글, 이미지가 많아 보고 있으면 금세 피곤해지더라고요. SNS 대신 노래를 듣거나 영화를 보면서 피로를 풀어요.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윤선 유튜브, 넷플릭스, 카카오톡

윤희 배달의민족, 유튜브, 넷플릭스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