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클로즈업 Pick] #1 톤28 대표 정마리아&박준수

창업 당시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마리아 대표와 박준수 대표는 결국 톤28을 완성시켰다. 

‘환경에 대한 진심’ 하나로!


💡 정마리아 대표님은 화장품 회사 연구소에서 제품 개발을 하셨고, 박준수 대표님은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두 분이 의기투합하게 되셨는지, 톤28의 첫 시작이 궁금합니다. 어떤 그림을 그리며 시작하셨나요?

🗣 정마리아(이하 정): 언젠가부터 좋은 화장품을 바르는데도 피부가 망가졌어요. 게다가 화장품 개발을 했다 보니, 이 사업이 환경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측면을 잘 알고 있어 회의감도 커지던 참이었고요. 그래서 먹거리처럼 신선한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겁니다. ‘용기나 마케팅 비용보다 성분 가격이 더 비싼 구독형 바를 거리’라는 아이디어를 완성했죠. 마침 20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던 친구, 박준수 대표가 생각났어요.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힘이 있는 사람인 걸 제가 잘 알고 있었기에 같이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한 거죠.

🗣 박준수(이하 박): 정마리아 대표의 제안이 그저 비건 화장품 사업이라서 받아들인 건 아니었어요. 저는 원래 디자이너였고, 소비자 행동 분석 업무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러 국가를 다니며 환경과 사람을 분석할수록, 제품의 주기를 짧게 만들어 새 제품을 사게 만드는 과잉 생산 시스템이 힘들게 느껴졌거든요. ‘이런 활동을 지구가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구독을 통해 주문할 경우에만 생산이 이뤄지는 비즈니스, 환경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박: 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더라고요.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고, 체감하는 순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이겠죠.


💡 그럼 조금 세속적인 질문일 수도 있지만, 톤28을 창립하실 때 친환경을 가장 중요시하는 브랜드가 성공하리라 예상하셨나요?

🗣 정: 환경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투자 유치할 땐 다들 비웃더라고요.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나요.(웃음) 그래서 처음엔 성공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어요. 오히려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 속에서, 그저 한 걸음씩 걸어온 것 같아요.

🗣 박: 저는 ‘우리는 망하더라도 언젠가는’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친환경 브랜드의 성장과 성공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고요.


💡 처음 톤28을 창립하셨을 땐 직원에서 대표가 된 거였는데, 어떠셨나요?

🗣 정: 처음 1년 동안은 대표라기보다 개인으로서 세상에 나왔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회사 바깥 세상의 냉혹함을 맛 봤거든요. 그 후 한 3년간은 모든 이상과 전략이 깨졌어요. 한없이 낮아지는 시기였죠. 그런데 신기한 것이, 제가 직장인일 때 ‘대표님들은 왜 저렇게 할까?’하고 이해하지 못하던 모든 일들이 이해되더군요. 오히려 ‘그 당시의 내가 크게 보지 못한 거구나’ 하고 스스로가 작게 느껴졌어요. 한 집단의 리더가 된다는 게 힘든 일이란 걸 깨닫고 모든 회사의 대표님들이 존경스러워졌어요.

🗣박: 정 대표님 말씀처럼 처음엔 ‘대표’라는 느낌이 없었어요. 대신 매일 ‘떨림’이 있었습니다. 그 떨림의 시작이 설렘인지 두려움인지 종종 생각했죠. 그래도 원대한 시작보다는 끝까지 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요란하게 굴지 않았어요. 정말 한 걸음씩 걸어온 거예요.


💡 많은 굴곡이 있었으리라 예상되는데요. 제일 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궁금해요.

🗣 정: 난관… 너무 많았죠. 결정적으로 ‘친환경’으로 하려면 원가가 비싸요. 게다가 소비자분들은 아주 까다롭기 때문에, 친환경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설득시켜 구매까지 이끌어오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식의 변화와 실구매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거든요. 이건 아직 현재진행형인데요. 저희는 미래의 참여자를 만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긴 작업이지만 천천히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봐요.


💡 그렇다면 현재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지금 두 분의 업무는 어떻게 다른가요?

🗣 정: 저는 ‘바를 거리 연구소’를 총괄하며 바를 거리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담당 중입니다. ‘Farm to production’이라는 말에 걸맞게 해남 농장에서 원물도 직접 재배하죠. 회사를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박: 저는 회사 경영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 잠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지구 특공대’ 활동처럼 고객과 브랜드가 한마음으로 활동하는 게 큰 매력이에요. 돈을 쓰고 물건을 구매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내 소비로 인해 어떠한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 같거든요.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하셨나요?

🗣박: 다들 조금이라도 더 편리한 제품을 구매하는 시대인데 불편한 제품을 판다는 게 가능할지 생각해봤어요. 간단히 생각해봐도, 펌핑만 하면 나오는 샴푸가 있는데 굳이 100년 전 방식의 비누형 샴푸를 쓰며 불편해질 이유가 없잖아요. 시도해볼 순 있겠지만 다시 편리한 방법으로 돌아가는 게 사람이고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요. 샴푸바를 100만 개 쓰면 샴푸통 100만 개를 줄이는 거니까요. 그래서 크루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단순 구매’가 아니라, 환경의 가치를 다같이 공유하고 서로 공감하면 불편하더라도 움직이게 되니까요. 뿐만 아니라 쓰레기 줍는 일처럼 실제로 행동하는 캠페인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렇다면 크루 활동을 하며 얻은 가장 큰 성과는?

🗣 박: 샴푸바, 설거지바를 처음으로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 그리고 국내 해양 쓰레기 1%를 톤28 크루분들과 함께 수거해낸 것.

크루 활동 외에도 많은 소비자, 그리고 다른 브랜드 관계자들의 톤28의 브랜드 스토리텔링 능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노하우가 있을까요?

🗣 정: 사실 저희는 마케팅 팀도, 브랜드 매니저(BM)도 없어요. 저와 박대표님 모두 마케팅이나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스토리텔링을 잘한다기보다는 그냥 ‘한 걸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늘 말하기 전에 행동을 먼저 하고, 말을 해야 할 때는 행동한 것보다 적게 말하라고 해요. 그래서 조금 부족하더라도 일단 행동한다, 그 후 말한다. 이게 방법이라면 방법입니다. 그렇게 담담히 얘기하는 것이 많은 분들께 통한다는 게 기쁘고요.


💡 그렇다면 친환경을 표방하는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런 브랜드를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정: 환경을 지킨다는 ‘이상’과 생존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분법적으로 선택하지 마셔요. 라이프 스타일 측면에서도 한 명의 ‘제로 웨이스트’보다 만 명의 ‘레스 플라스틱’이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거든요.

🗣 박: 저는 ‘창업하지 마라, 모든 걸 다 잃는다’(웃음)… 그래도 할 거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만두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재직 중일 땐 ‘어, 이 아이디어 내가 생각했는데’ 혹은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을 텐데’ 이런 생각 많이 하실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아이디어는 아무 것도 아니더라고요. 끝까지 가는, 집착에 가까운 집념이 가장 중요합니다.


💡 좀 더 친환경을 위해 직접적으로 일하고 싶지만 이미 재직 중인 업계를 떠나기 힘든 사람들도 많잖아요. 기존 업무에 ‘친환경’ 키워드를 얹고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박: 어떤 고민인지 압니다. 하지만 ‘친환경’에 너무 죄의식 느끼지 마세요. 그리고 완벽해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을 종종 만나는데 그때마다 저희는 “편하게 ‘친환경’하세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반 걸음 다가온 것에 박수를 보내는 친환경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톤28의 목표, 대표로서의 목표, 개인으로서의 목표.

🗣 박: 톤28은 산업혁명 시대를 끝내고 ‘환경혁명 시대’를 여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화장품이나 생활 용품 외에도 많은 제품들을 대중화하며 걸어갈 계획입니다.

🗣 정: ‘아름다움’의 정의를 바꾸는 화장품 회사를 완성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입니다. 나만 예쁘게 꾸미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나, 환경, 사회까지 조화롭게 만드는 모습을 아름다움이라 정의하는 회사요.



 톤 28 대표 정마리아 & 박준수 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박: 저는 폴:인 사이트를 종종 보고요. 인스타그램보다는 책을 조금 더 읽는 편입니다.

정: 유튜브의 EO채널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박: 1시간 정도?

정: 2~4시간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박: 카카오톡, Slack, KEEP(메모, 체크리스트 어플)

정: 카카오톡, 틱톡, 인스타그램


Feature Editor 박한나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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