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변호사🔍 손승현, 커리어 2막

KBS 라디오 PD로 10년간 일하다가 로스쿨에 입학해 법조인의 삶을 시작한 변호사 손승현. 자신의 커리어 천체를 바꾸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테지만 그는 “자신의 하루를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기 위한 노력”을 해냈을 뿐이라고 말한다.



💡 KBS 라디오 PD로 커리어를 시작하셨어요. 학창시절 꿈이 궁금해요.

🗣 중학교 시절 매일 밤 라디오를 즐겨 듣던 ‘라디오 키드’였어요. 제 취향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공도 신문방송학으로 정했습니다.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지금도 가끔은 이런 저런 아기자기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을 때가 있어요.(웃음)


💡 그렇게 사랑하던 일을 내려놓고 법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요?

🗣 옆자리 선배가 오디오북 프로그램을 제작하다가 작가님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적이 있어요. 낭독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당한 반면, 저작권 개념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이었죠. 다들 ‘작품을 방송에 소개해주니 고맙겠지?’라 생각했을 만큼요. 선배는 유독 저작권 개념이 투철하신 작가님으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거의 매일 작가님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어요. 마음 여린 선배는 10kg 가까이 체중이 줄었고 하루하루 트라우마에 시달렸었는데요. 그 모습을 보며 저는 ‘아, PD들도 법을 좀 알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 일이 계기가 되어 KBS 사내에 저작권 스터디를 만들고 법대에 진학하는 등 본격적인 법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 퇴사 후 로스쿨에 입학해 공부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요? 흔히들 “다시 학생이 된다면 열심히 공부만 할 수 있겠다”고들 하잖아요. 말처럼 좋았던 부분도 있었을 테고요.

🗣 사실 라디오PD로 일하면서 법대에 진학했고 졸업까지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법 자체가 생소하지는 않았어요. 되려 주경야독으로 법대에 다니던 라디오PD 시절이 제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때였던 것 같아요. 게다가 라디오PD로 일하는 내내 하루 평균 50명 정도가 제게 뭔가를 해결해달라고 찾아왔던 것 같은데요.(웃음) 로스쿨 진학 후에는 하루가 온전히 제 시간인 느낌 그 자체로도 행복했습니다.


💡 그렇담 변호사로 새로이 커리어를 시작하면서는 어땠나요? 이미 PD로서의 커리어 구력이 쌓인 상태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테죠.

🗣 로스쿨의 본래 취지가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변호사는 어느 한 분야의 일에 능숙한 상태에서 법이 접목될 때 가장 시너지가 좋다고 봐요. 산업군에 대한 이해가 있고 여기에 법적 마인드가 더해질 때 가장 이상적이라는 뜻인데요. 저 또한 방송국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에 로펌에서도 미디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고 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후에 방송이 통신으로, 통신이 IT로 업무 영역이 확장되면서 지금과 같은 TMT(Tech, Media & Telecom) 분야 전문 변호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분쟁도 다루다 보니, 보도 내용에 대한 다툼을 조정하는 언론중재 사건이나 연예인 및 공인들의 보도와 관련한 언론보도 대응, 나아가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명예훼손과 지적재산권 관련 분쟁 등도 두루 다루고 있어요.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 사건 쪽으로도 분야를 넓혀 가는 중이고요. 개인적인 관심사보다는 세상의 흐름이나 법률 수요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일이니까요.(웃음)

💡 변호사란 세상의 흐름을 누구보다 전면에서 확인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어요. 법이란 본래 멈춰있지 않고 제·개정을 통해 생동하니까요. 특히나 TMT 분야는 더욱이 변화를 빠르게 체감하실 듯해요. 온라인 플랫폼, 콘텐츠도 다양해졌고요.

🗣 신규 플랫폼이 증가하면서 가장 먼저 업무가 확장된 분야는 신규 서비스의 ‘인허가’와 관련한 법률 분야였어요. 저도 로펌에 있을 때에는 규제, 인허가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일했었고요. 그러다가 이러한 서비스들이 시장에 안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데이터’ 이슈가 중요해졌는데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수집, 처리하는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니 당연한 결과였죠. 최근에는 챗GPT를 포함한 각종 인공지능이 양질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데이터와 관련한 법률 수요는 계속 많을 것으로 예상해요. 나아가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폭증하면서 저작권을 포함한 ‘지적재산권’ 분쟁도 많아졌는데요. 단순히 타인의 창작물에 대한 표절이나 모방 이슈를 넘어서서 인공지능이 타인의 창작물로 학습을 한 경우 원저작자는 저작권 등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또한 인공지능이 창작한 작품의 법적 권리는 인공지능 그 자체, 아님 원 저작권자, 아님 해당 인공지능의 소유자, 아님 개발자 등 수많은 관련자 중 누구에게 있는지 등 다양한 법률 이슈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어요. 저 역시 관련 이슈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거대한 법과 산업의 흐름을 배제하더라도, 이전 커리어의 경험이 매일 도움이 되는 순간도 있을 듯해요. 

🗣 반은 우스갯소리인데요.(웃음) 라디오PD로 일하면서 ‘이거 하나는 정말 확실히 배웠다, 내가 확실히 잘한다!’ 했던 게, 바로 ‘싸움 말리기’ 기술이에요. 라디오PD로 일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싸움 말리는 일을 하게 돼요.(웃음) 어느 날은 두 공동MC가, 또 어느 날은 메인작가와 서브작가가 싸워요. PD와 엔지니어, 주차장 직원과 출연자와의 싸움까지 저는 뜯어말리고 화해시키며 주위에 양해를 구하는 일을 끝없이 반복했어요. 그렇게 10년쯤 지나자 저는 이제 어떤 종류의 싸움도 말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까지 수많은 사건에서 말도 안되게 놀라운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하하.

💡 자신과의 합의가 필요한 순간도 있잖아요. 변호사님처럼 새롭게 도전을 해야하는 때도 있고요. 이러한 도전을 앞둔 사람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 된다! 최선을 다했다면 만일 안 되더라도 반드시 어떤 의미가 남는다!고 말하고 싶어요.


💡 학창시절부터 변호사로 전업하시기까지 꾸준히 노력했고 또 좋은 결과물을 내셨죠. 하나의 목표를 두고 공부를 시작하실 때 변호사님만의 팁이 있다면요.

🗣 생각을 단순화하고 습관(루틴)을 최대화하기. 보통 사람들이 목표를 세울 때 시간을 많이 쓰는 순으로 배치해 보자면 다음과 같아요.

어떤 목표가 좋을지 검색하는 시간 > 그 목표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잃게 될 것들을 점검하는 시간 > 반대로 그 목표가 이뤄졌을 때 후회하지는 않을 지를 검토하는 시간 >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들 리서치 > 목표 달성을 위해 실제 노력하는 시간

반대로 제가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시간을 나눠본다면 아래와 같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나의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 >= 실제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시간 >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리서치하는 시간 > 목표에 대해 가볍게 검토하는 시간

저는 큰 목표일수록 짧게 생각하고 결정해요. 결국 생각하는 시간보다 실제 실행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팁이자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시행착오를 겪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동시에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걸 인식하고 스케줄링을 해야 해요.


💡 변호사님께 도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 ‘나의 하루 일상을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려는 노력’이에요. 매일 매일이 지루하게 똑같다면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10년 후에 죽으나 삶이란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가능한 저의 하루하루를 즐겁고 풍성한 일들로 채우려고 노력하죠. 그러다 하루 일상 중 괴로운 부분을 발견하면 그것을 바꾸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데, 그게 사람들에겐 일종의 ‘도전’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방송국에 다닌 지 10년이 되었을 무렵, 아쉽지만 PD로서의 일상이 조금씩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래서 제 일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 로스쿨이었죠. 로스쿨 다니는 내내 누구보다 즐거웠고 이후 드라마틱하게 바뀐 제 삶에 대해서도 감사해요.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래서 인지 저는 1년에 한번 가는 해외여행이나 평생에 한번 가는 정글탐험 같이 ‘일상 탈출적’인 무엇에는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특별한 행사보다는 평범한 나의 하루가 행복하고 의미있길 바라요.


 변호사, 손승현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잠을 자거나 서점에 가서 책을 읽어요. 애석하게도 온라인에서 자주 영감을 얻지 못하죠.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30분 이내. 제 루틴에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는 포함되지 않는 듯합니다.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아웃룩 메일, 구글 메모, 구글 캘린더. 그 다음은 각종 웹툰 사이트이에요.(웃음)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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