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반려동물 용품 플랫폼 대표🔍 바잇미 곽재은, 오늘도 반려견과 출근합니다

반려동물 용품 버티컬 플랫폼 바잇미는 2021년 기준 매출액 110 억원을 기록하며 반려동물 용품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이다. 하지만 바잇미 곽재은 대표는 말한다. “거창 한 꿈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매진했을 뿐”이라고.
 


바잇미를 창업하기 전, 미국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PD를 꿈꾸던 유학생이었다고요.

네. 하지만 PD가 되는데 실패했죠.(웃음) ‘꿈을 이루지 못했으니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마음이 컸어요. 유학 중 반려견 두부를 입양하면서 제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졌거든요.


두부를 처음 만나던 날 기억하세요?

2010년의 일이에요. 유기 동물 입양을 위한 웹 사이트에서 한 쪽 눈이 없는 두부를 발견했죠. 고심하던 끝에 입양을 결심했고 당시 제가 샌프란시스코에 살았는데 차로 7시간 거리에 떨어진 LA 유기견 센터까지 가서 데려왔어요. 집에 도착해서 두부를 내리려는데 안 내리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실랑이를 했어요. 그전까지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없던 터라 함께 생활하는데 적응할 것들이 많았어요.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두부가 눈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소리에 예민한데 우체부 아저씨가 누른 벨 소리에 엄청 격렬하게 짖더라고요. 저는 너무 무서워서 책상 위에 올라가버렸고요. (웃음) 처음 3개월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만큼 제 삶에 깊숙이 들어왔죠.



두부와의 생활을 토대로 금호동에 반려동물 수제간식 가게 바잇미를 오픈했군요.

맞아요. 미국에 있는 동안 생활비가 넉넉지 않은 데다가 제가 믿고 두부에게 먹일만한 간식을 찾기 어려워서 손수 만들곤 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두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유기견들이 눈에 들어와 자원봉사를 다녔고요. 깨끗한 환경에서 좋은 재료로 만든 간식을 유기견 친구들과 나눠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간식 2개를 사면 1개를 유기 동물에게 후원하는 수제간식 가게 바잇미를 창업했어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탐스(TOMS) 운동화를 즐겨 신었거든요.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에서 영감을 받았죠.


오픈 4개월 만에 손님을 응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게가 붐볐다고요. 

당시만 해도 사람에 비해 반려동물의 간식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어요. 소비자로서 제가 느낀 불만, 걱정을 해소시키고자 노력했어요. 출처를 알 수 없는 재료, 공정에 대한 불신을 타계하고 사고 싶은 패키지를 만들고자 했죠.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를 동시에 진행했는데, 저와 비슷한 성향의 소비자에게 바이럴이 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수제간식을 판매하다가 반려동물 용품 플랫폼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는요?

시작할 때만 해도 제가 무얼 하는지, 이 시장이 얼마나 클지 몰랐어요. 그때만 해도 반려동물 용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버티컬 플랫폼도 거의 없었고요. 우리가 만드는 간식 이외에도 믿고 구입할 만한 반려 용품을 소개해 고객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제품을 하나, 두 개씩 사입해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미국에서 쓰던 두부 장난감을 판매했어요. 강아지들이 종일 장난감을 물고 있는데 오가닉 원단을 사용한 제품이라 믿을 수 있었죠. 이후 저희가 수제간식 사업을 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어요. 저희가 많은 제품을 판매하지만 원칙은 동일해요. ‘믿고 쓸 수 있는 제품만을 큐레이션, 판매한다’죠.


큐레이션의 세부 기준도 있을까요?

그럼요. 저희가 직접 제품을 리뷰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표 반려동물 용품 버티컬 플랫폼 츄이닷컴(www.chewy.com)을 비롯해 여러 플랫폼의 평점, 리뷰를 확인해요. 일정 등급 미만의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 게 원칙이에요. 또 새로운 브랜드, 디자이너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자 하죠. 반려동물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좋은 브랜드, 디자이너가 많아졌지만 그만큼 파편화되어 있거든요. 자사물을 구축할 여력이 없지만 제품력이 좋은 곳들을 선별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소비하고 그들의 팬덤까지 생기게 하는 플랫폼이 되길 원해요. 바잇미를 좋은 통로로 키우고 싶죠. 무신사를 기반으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디스이즈네버댓처럼 말이에요. 이제는 무신사 없이도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잖아요.


의도치 않게 큰 비즈니스를 키워오면서 어려운 순간도 많았을 듯해요.

너무너무 많았죠. 간단하게는 송아지 목뼈의 핏물을 빼기 위해 얼음장 같은 물에 매일 손을 담그는 일부터 유통기한이 짧은 수제간식을 판매하기 위해 새벽에 출근해서 간식을 포장해 출고하고, 판매할 강아지 옷의 마감 처리가 흡족치 않아 온 직원이 쪽가위를 들고 정리하던 것까지 다사다난했어요.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해 지금은 700평 물류창고를 쓰는데요. 직원들끼리 ‘이제 지게차 운전만 배우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성장했어요.



배우 신세경씨가 바잇미 광고에 등장하는 걸 보았었는데 이렇게 작은 노력들이 모여 만든 회사일 거란 상상도 못했어요. 사업을 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나요?

2014~2015년 유기 동물 봉사를 다닐 때만 해도 배낭에 제가 만든 수제간식을 채워 다녔어요. 그때도 뿌듯함이 컸는데 지난 연말 저희가 봉사를 가면서 사료 3톤을 기부했거든요. 지게차로 사료가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그게 바잇미를 시작한 이유였으니까요. 브랜드를 시작한 이래로 반려동물을 ‘사지 말고 입양하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늘 고민하죠. ‘유기 동물에 대한 정보가 전혀 닿지 않아 반려동물을 사는 것 이외에 옵션이 없던 소비자에게 이 메시지가 불편하진 않을까?’ 싶어서요. 그럼에도 정보에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목소리를 전하고자 해요. 대신 조금 더 밝고 명랑한 에티튜드로요.


 


지난 몇 년, 바잇미를 운영하면서 반려동물 산업 역시 크게 성장하는 걸 목격하셨죠.

처음엔 블루오션이란 생각이 들 만큼 괜찮은 시장이었는데 이제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졌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식품에 있어서는 발전이 더딘 것 같아요. 국내 유통되는 사료 중 80%가 외국산이거든요. 국내 브랜드 사료 또한 OEM 제조 방식을 택하고 있고요. 국내에서 반려동물 주식 생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건 갈 길이 아직 멀어요. 우수한 원재료를 국내외에서 공급하고 설비에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도 절실하죠. 반려동물 산업이 매출액으로는 큰 성장을 이뤘어요. 이제는 질적 성장이 선행되어야 하는 때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은 모두 알 거예요. 반려동물을 위한 소비 중 식품이 제일 크거든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 더 큰 성장이나 미래는 없을 거라 생각해요.

 

대표님처럼 사회생활을 창업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몇 마디 조언을 덧붙인다면요.

시장성, 비즈니스 플랜에 대한 확신보다 내가 얼마나 이 일을 좋아하고 언제까지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죠. 이게 정립된 후에 사업성이 생긴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창업을 하게 되면 일정 기간 동안은 혼자서 정말 많은 일을 해내야 해요. 창업 초기 실행력보다 중요한 건 없는 듯해요.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어야만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에너지 동력이 생기죠.


반대로 바잇미 구성원이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이것도 똑같아요.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데, 그러려면 진심으로 반려동물을 좋아해야 하죠. 사업 초기엔 산업도 무르익지 않아서 모두가 신입이었어요. 경력직 없는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모두의 진심 어린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구성원 중 비반려인이 2-3명 정도 있지만 잠재적으로 강아지, 고양이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바잇미는 반려동물과의 동반 출근을 환영해요. 근무시간 동안 집에 반려동물을 혼자 두기보다 사무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길 권하죠. 산책도 수시로 나갈 수 있고 저희가 만드는 수제간식, 화식도 냉장고 가득 채워 두었죠. 일에 대한 열정과 반려동물에 대한 사심이 가득한 분이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 바잇미 대표 곽재은 님에게 물었습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핀터레스트. 반려동물 용품 패키지는 물론, 반려동물 동반 공간 이미지를 많이 봐요. 이미지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에요.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최근 인태기가 찾아와서 하루 1시간 미만인 듯합니다.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슬랙, 바잇미, 카카오톡.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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