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관심사사장님이 잠시 저를 구독하신 거예요, 2000년생이 온다

직장은 필수가 아닌 선택, 근속이 아닌 퇴사를 꿈꾼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이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의 탈회사형 AI인간’ 2000년생 세대론을 내놓았다.  



*일러두기

<200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은 서두에서 두 가지를 우려한다. 세대론을 ‘세대 팔이’로 보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요즘 것들’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위해 MZ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분위기. 또한 한국의 2020년대를 설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대를 나눠서 설명하는 시도가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한 세대의 범위나 이름이 아니고 제대로 된 ‘관심’이라고 말이다.


MZ라고 묶으면 안 되는 이유 

“아, 그거 지금 안 돼요. 어제 오후에 시키신 일이라 상식적으로 지금은 완성하기가 힘듭니다. 원하시면 드릴 수는 있는 있는데 완성도가 좀 떨어지고, 제 자료 퀄리티가 없어 보여서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애초에 선배님께서 저한테 마감 기한을 말씀해 주시 않으셨습니다만.”

<SNL코리아> ‘MZ오피스’의 신입 윤가이가 PPT를 재촉하는 선배에게 한 ‘바른말’이다. 그가 입사하기 전까지 막내였던 김아영은 ‘업무 능률’을 이유로 에어팟을 끼고 일해 주현영의 속을 뒤집어 놓았지만, 에어팟 맥스를 목에 걸고 있는 윤가이를 보자 기강을 잡으려 든다. 그러나 신입에게 에어팟 맥스는 그저 ‘패션 능률’을 올리기 위한 아이템. 코너 제목처럼 이들은 모두 MZ다. 그런데 이들의 특징을 한데 묶을 수 있을까? 저자는 ‘MZ’를 새로운 세대에 관심 없이 ‘요즘 것들’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위한 단어로 바라본다.  


주민번호가 00으로 시작되는 사람들 

지난해 9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 초반 고용률은 45.8%. 2000년대 생이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격적인 저출산 시대의 첫 번째 세대. 2000년대 생은 90년대 생보다 190만여 명 적은 496만여 명이 출생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이들은 늘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많은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월정액 직장인’의 등장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쟁률이 100대 1을 육박했던 9급 공무원. 하지만 지난해 경쟁률은 20%대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무원을 갈망하는 세대’ 90년대 생과 달리 2000년대 생은 공무원도 기업도 바라지 않는다. 90% 이상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은 단기 일자리와 임금 차이가 별로 없고, 평생 직장에 다니며 돈을 모아도 집을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2000년대 생은 합리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짠다. 결혼과 출산처럼 직장도 선택, 입사를 해도 마음은 이미 퇴사한 상태다. 직장에서 꿈의 실현이나 강한 소속감을 기대하지 않고, 노동력을 잠시 빌려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그야말로 ‘월정액 직장인’. OTT 구독 서비스처럼 사장은 잠시 자신을 구독하는 것이며 언제든 거래를 해지하고 다른 거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2000년대 생 취업자 중에서는 정규직 취업 근무자가 크게 줄고 단기 일자리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취업을 했다가 다시 단기 일자리로 돌아가기도 한다. 어째서? 시간과 공간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회식보다 MBTI

요즘 많은 직장에서 저녁 회식이 사라지고 있다. 회식에 꼭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도 없어졌다. 자기 계발은 기본, 근로기준법상 쉬는 시간이란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다. 회식에 참여하지 못했으니 자신의 몫으로 배정된 금액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2000년대 생이 생각하는 효율적인 관계 맺기는 근무 이외의 시간을 쓰는 회식보다 (불완전할지라도) MBTI 성격 유형 검사다. 상대방과 나의 성격 유형을 비교하여 관계의 지름길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참고 임홍택 <2000년생이 온다>

Freelance Editor 김가혜

Photo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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