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시작취업 공백기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

취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초년생에게도, 멀쩡히 회사를 잘 다니다 그만둔 사람에게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취업 공백기. 단단하고 똑똑하게 버티는 태도에 관하여.



취업 공백기가 두려운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졸업 후 2년 정도 아무것도 안 했는데, 취업 공백기가 너무 길어져서 큰일입니다.”, “몇 년부터 취업 공백기로 봐야 하나요?” 등 각종 취업 관련 커뮤니티만 봐도 취업 공백과 관련한 구직자들의 두려움은 상당하다. 혹자는 공백기가 2년 이상이면 합격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겁을 주기도 하지만 그런 말들은 취업 공백기를 단단히 버티고 합격으로 가는 데 초조함만 유발할 뿐이다.


한 구인구직 전문 기업이 기업 283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 시 공백 기간과 공백 사유 중 당락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조사한 결과 79.5%로 ‘공백 사유’가 차지했다. 즉 기업들은 구직자가 취업 공백기의 기간보다 이유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 더불어 기업 중 66.8%는 지원자의 공백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공백 사유가 ‘있다’고 답했다. 공백 사유가 참작되는 이유로는 ‘전공 등 관심분야에 대한 공부’(54.5%, 복수응답)와 ‘가족 간병 등 불가피한 개인사정’(54.5%)이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취업스펙 쌓기’(47.1%), ‘본인 건강 문제로 인한 치료’(29.6%), ‘아르바이트 등 경제활동’(29.1%) 등의 순이었다.


취업 공백기를 버티는 가장 근본적인 무기는 자신이 공백기를 갖는 이유를 스스로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는 것만큼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만약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취업 준비생이라면, 자신이 찾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거나 면접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리라. 이런 경우 너무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 취업 시장은 마치 백화점의 푸드코트와 같은 것이고 빈 좌석이 없을 때도 있고 조금만 기다리면 어느 한 곳은 자리가 나기 마련이다. 빈 좌석을 찾는 것도 운이고 막장 자리에 앉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없거나 의자가 망가져서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 등 별의별 변수가 난립한다. 성심성의껏 준비했던 서류나 면접에서 탈락한다는 건 크게 상심할 만한 일이지만, 그때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푸드코트를 떠올리자. 당장 빈 좌석을 한자리 차지해야겠다는 생각만 앞선다면, 맛도 없는 음식을 비싼 값을 치르며 꾸역꾸역 먹다가 체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푸트 코트 한자리에 앉았다가 훌훌 털고 일어나야 했다면, 내가 그 자리를 왜 포기했는지 결국 내가 원하는 자리는 무엇인지 그 조건을 더욱 미세하게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신입 구직자들은 경력직의 경우보다 취업 공백이 더 두려울 것이다. 그 실체를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과 두려움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차근차근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 필요가 있다. 만약 원하는 포지션이 있다면 그 분야의 실무적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단기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 각종 청년 프로젝트, 모임 등에 참여해 보자. 한 헤드헌터의 말에 따르면, PD를 준비하던 한 취업 준비생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해당 방송국 로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관련 직종의 손님과 나눴던 대화나 그가 관찰했던 직무 사이클 등을 면접에서 유리한 답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PD 시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생계를 위한 일이 필요할 때 등 여러 조건 속에서도 원하는 일로 기우는 태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 공백기를 이겨내는 것은 얼마나 빨리 탈출하는지, 그 속력에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을 찾는 정확한 방향에 있다.



Freelance Editor 백가경

Photo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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