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이모티콘 디자이너🔍 김나무, 부업으로 이모티콘 작가 어때요?

참신한 아이디어와 약간의 그림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이모티콘 작가의 길. 하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직업이기에 6년차 인기 이모티콘 작가 김나무에게 “인기 있는 이모티콘 그리는 법”에 대해 물었다.



본래 화장품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퇴사 후 이모티콘 작가로 데뷔한 계기가 궁금해요.

여러 차례 이직을 하면서 웹, 패키지 등 다양한 디자인 업무를 했어요. 매번 저에게 주어진 일만 해야 하는 상황이 갑갑했어요. 넥스트 스텝을 정하고 퇴사한 건 아니였어요. 오래 전부터 웹툰 작가가 꿈이었는데 웹툰이든 뭐든 저 혼자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서 퇴사했죠. 막상 회사를 나왔는데 당장 수입이 없으니까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웹툰을 그렸어요. 몇몇 포털 사이트 웹툰 페이지에 공모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당시에 호러 웹툰을 그렸는데, 사실 제가 무서운 걸 못참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작업을 멈추게 되었죠. 그러던 중 친구가 우연히 “누구나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튜디오’ 사이트가 생겼다”는 걸 알려줬죠. 남는 건 시간뿐인 백수였으니 (웃음) 큰 기대감 없이 지원했어요. 그게 2017년의 일이에요.


지원한다고 모두 통과되는 건 아니잖아요?

맞아요. 저도 두번째 제안한 이모티콘 ‘리얼 현실 리액션’이 통과된 거였거든요. 당시에 낙서 그림체의 이모티콘이 붐이었어요. 간결한 선으로 사람 캐릭터의 표정을 살려 그린 이모티콘이었죠. 연이어 ‘목이 길어 슬픈 짐승’ 이모티콘이 출시되었어요. 기린, 말, 플라멩고 등 목이 긴 동물들의 특징을 살린 이모티콘인데 그게 큰 반응을 얻었어요.



그래서 첫 달에 이모티콘 정산이 1억 2천만원이었다는 기사 봤어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입, 사용했다는 뜻이잖아요. 실제로 작가님의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사실 저도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을 구입해 사용했거든요. (웃음)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은 워낙 많이 팔린 이모티콘이라 이제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 단계를 뛰어 넘었어요. 하하. 근데 종종 판매율이 높지 않은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분들을 볼 때면 너무 신기해요. ‘내가 그린 걸 산 사람이 여기 있구나!’ 싶어서요.


누구나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하니 부업으로라도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하고 싶더라고요. 제작 과정이 궁금한데요. 어떤 기기,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나요?

작가들마다 사용하는 기기, 프로그램이 다른데요.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신티크라는 액정 태블릿과 포토샵을 이용해서 작업해요. 제가 작업한 이모티콘 중에 한 개만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했고 나머지는 모두 포토샵을 사용했어요. 아무래도 제 그림은 찌글찌글한 낙서체인데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는 선이 깔끔하고 반듯한 느낌이더라고요. 어떤 프로그램, 기기가 좋다, 나쁘다고 말하기엔 저도 다양하게 사용해본 건 아니라서 사용하시기에 편안하고 미감에 맞는 것을 고르시는게 좋을 듯해요.


이모티콘 제안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튜디오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모티콘 이미지와 제목, 약간의 설명글만 간단히 입력하시면 돼요. 안움직이는 이모티콘은 32개 이미지를,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21개의 안 움직이는 이미지, 애니메이션을 곁들인 3개의 이미지를 포함해 24개를 제안해야 하죠. 그럼 2-3주내로 결과 회신이 올 거예요. 물론 승인이 된 후에도 출시까지 2-3달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작가님께서 활동한 지 이제 6년가량의 시간이 흘렀잖아요. 그럼에도 미승인되는 경우가 있으신가요?

최근에도 10개가량 연속으로 미승인 받은 걸요. 하하. 승인, 미승인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그 답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없어요. 수정이나 디벨롭이 가능한 이모티콘은 다시 제안하고요. 아닌 경우엔 라인이나 밴드를 비롯해 다른 메신저형 SNS 플랫폼 스튜디오에 제안해보기도 해요. 카카오톡에서 떨어졌지만 밴드에서는 승인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거든요.


보통 이모티콘 하나 만드는 데에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나요?

이모티콘마다 다른데 ‘댜갸 탸댱해’ 시리즈 이모티콘은 기획부터 작업까지 2시간만에 마무리했고요. 반대로 ‘흥부자 흥부’라는 이모티콘은 사람의 비율을 반영해야 했던 작업이라 몇 주이상 소요되었던 것 같아요.


매일매일 새로운 이모티콘이 쏟아지잖아요. 작가님 이모티콘만의 차별점은 어디에 있나요?

저는 그림체보다 콘셉트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기존에 출시되지 않은 콘셉트인 동시에, 대화 중에 꼭 쓸 수 밖에 없는 걸 고민하죠. ‘흥부자 흥부’ 이모티콘도 그렇게 출시한 작품인데요. 흥부자라는 단어를 먼저 콘셉트로 삼았고 그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고안하는 방식으로 완성했어요. 새롭고 재밌는 콘셉트의 이모티콘을 제안했을 때 승인 가능성도 높아지고 사람들도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다양한 연령대가 이모티콘을 사용하잖아요. 작가님은 주로 어떤 연령대의 사용자를 타깃으로 작업에 임하나요?

재미를 주고자 만든 이모티콘은 주로 10, 20대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았어요. 근데 또 제가 30대보니까 젊은 유저의 유머코드나 취향을 잘 모른다는 생각을 요즘 가끔해요. 그래서 올해는 40대 이상의 유저를 공략해서 만들었어요.(웃음) 어색하게 흉내내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잖아요.



작가님께서 그린 이모티콘 중 가장 애정하는 이모티콘은 무엇인가요?

‘댜갸 탸댱해’ 시리즈요. 출시한 지 이제 3년 정도된 이모티콘인데요. 이렇게 장편 시리즈로 이모티콘을 만든 것도 처음이고 최근엔 굿즈까지 만들게 되어서 더 각별해요. 이모티콘이지만 나름 캐릭터 연구도 했던 터라 꽤나 머리 아팠지만요.


다시 웹툰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기회가 되면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유효해요. 어릴 적부터 만화, 게임을 참 좋아하던 아이였고 특히 일본 만화를 좋아했던 터라 그걸 계기로 일본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기도 했거든요. 이모티콘에 비해 세계관이 깊고 풍부한 게 만화, 웹툰의 매력인 것 같아요. 하지만 반대로 이모티콘은 위트있게 찰나를 포착해서 보여줘야 하니까 더 응집된 이미지를 그리는 재미가 있죠. 또 매번 새로운 콘셉트의 그림을 그리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어요. 제가 이모티콘 작가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이모티콘 자체가 제겐 매력적인 이미지예요. 작가이기 이전에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이기도 하고요.


혹 작가님처럼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을 덧붙인다면요?

최근 이모티콘 작가에 대해 인터뷰, 기사, 영상들이 많이 나와요. 고소득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죠. 하지만 처음부터 큰 수입을 보장되는 일이 아닌데다가, 승인과 미승인, 인기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알 수 없어요. 그저 혼자 연구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해요. 그래서 전업보다 부업으로 시작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대신 작업시간은 짧으니까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취미처럼 가볍게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출시한 이모티콘의 인기가 높아졌을 때 본업으로 전환하면 되니까요.


이모티콘 작가로서 느끼는 일의 장단점은요?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야하는 직업이니까 일과 일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게 아쉬워요. 또 사람들이 이모티콘을 구입하는 만큼 돈을 버는 구조니까 일정하지 않은 수입도 단점이 될 수 있겠죠. 반대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또 제가 만든 이모티콘이 포트폴리오가 되어서 다양한 프로젝트의 제안을 받게 점도 좋아요. 카카오톡은 전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어플이니까 이모티콘을 보고 많이들 연락을 주시거든요. 저의 작업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 이모티콘 디자이너 김나무 님에게 물었습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유튜브에서 포장 브이로그처럼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상들을 봐요. 억지로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노력하기보다 생각을 끊어내기 위해서요.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1시간 내외? 안구건조증이 심해져서 최근에는 SNS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요기요? 너무 프리랜서에게 최적화된 어플들인 것 같네요. 하하.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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