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사수의 예쁨을 받고싶다’는 헛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느꼈다. 사수의 사랑은 하나도 쓸모가 없구나.

사수에게 예쁨을 받는 것과 일을 잘 하는 것은 동의어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일을 하러 간 일터에서 꼭 사랑받는 후배가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일 잘하는 후배’로 보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일 잘하는 후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내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장땡은 아닐 것이다. 사회생활에는 적절한 스킬이 필요한 법. 별 거 아니지만, 효과는 큰 세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말은 핵심부터 하자
“아우, 답답해. 그래서 어떻게 한다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면 그 후로 ‘보고 울렁증’이 생긴다. 나 같은 경우도 그런 반응을 겪은 후에는 보고하러 가기 전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갔다. 성미가 급했던 상사 덕분에 나름대로의 보고 스킬을 익혔다. 핵심부터 말하는 두괄식 대화법이다.
이다혜의 <출근길의 주문>에는 ‘왜냐하면’ 대화법이 나온다. 한마디로 본론부터 말하고 뒤에 이유를 붙이는 대화법이다.
‘왜냐하면’ 대화법이라고 말한 건, 결론을 초반에 말한 뒤 ’왜냐하면‘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붙이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저것 이유를 나열한 뒤 결론으로 ”그렇기 때문에“를 붙이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거든요. <출근길의 주문> 中
작가는 하버드 대학교의 한 실험을 언급했다. 이 실험은 ’왜냐하면‘ 뒤에 대단하지 않은 이유가 따라 붙어도 사람을 설득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글이든 말이든 어떤 보고의 자리에서는 두괄식이 효과적이다.
2) 똑똑한 질문을 해야 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점’을 설문조사 한 결과, 1위가 ‘배우려는 태도’였다. 뒤이어 대인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2위, 직무관련 전공지식이 3위였다.
배우려는 태도란 무엇일까. 한때 질문을 많이 던지는 것이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의 동의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다시 한번 확인하는 차원으로도 질문을 자주 했다. 그러나 돌아온 상사의 반응은 차가웠다. “어디까지 알려줘야 해?” “이제는 알아서 할 때도 됐잖아” 그 후로 정말 모르는 걸 물어볼 때나 물어봐야 할 것을 물어볼 때도 조심스러워졌다. 나는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상사의 반응은 또 차가웠다. “이런 건 좀 물어보고 하지” 아 어쩌란 말이냐. 그런 혼돈의 시기를 거쳐 깨달은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아무’ 질문이나 던지는 게 아니라 ‘필요한’ 질문만 똑똑하게 던져야 한다는 것. 상사도 그가 처리해야 할 일들로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나의 업무를 A부터 Z까지 신경 써 줄 겨를은 없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나: 팀장님, 좀 아까 디자인 팀에 넘기라고 했던 리스트는 어떤 건가요?
이런 식으로 0에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해한 바를 제시하면서 확인받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나: 팀장님, 저희가 발행한 콘텐츠 리스트를 디자인 팀에 넘기는 것일까요? 혹시 디자인 팀에게 받으신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전달 부탁 드리겠습니다.
두 질문은 사실 태생은 같다. 당신이 말한 리스트가 뭔지 모르겠으니 다시 알려 달라는 말에서 나온 질문이다. 목적은 같지만, 질문을 받는 사람이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전자의 질문을 받은 상사에게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어디까지 알려줘야 해?”
3) 성과는 어필해야 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의 저자 박소연 작가는 한 영상 인터뷰에서 '똑똑하게 성과 어필하는 법'을 언급했다. 그는 "내 성과의 의미를 상대는 모른다. 구체적인 해석을 덧붙여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는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내 성과를 내가 얘기하지 않으면 그 성과는 아무도 모른 채 나만 만족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웹페이지 개편을 담당했다고 치자. 웹 페이지 개편을 통해 PV가 상승했다면, 성과를 어필할 만하다. "팀장님, 이번 웹페이지 개편 진행했습니다" 보다는 "웹 페이지 개편을 통해 PV가 저번 1/4분기에 비해 32% 상승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한다면 팀장의 귀를 열 수있다. 내가 가령 어떤 프로젝트로 수상을 했다면, 팀장에게 얘기할 때 그냥 "저희 수상했습니다"로 끝내지 말자. "저희 수상했습니다. 작년에 타사는 못 탄 상인데, 저희가 한국에서 최초로 받은 겁니다"라는 말이 더욱 솔깃하다. 이런 식으로 본인의 성과에 어떤 스토리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거창하지 않지만, 해보면 달라질 것이다. 나의 커리어는 내가 하는 말에서 시작한다.
Reference Books 이다혜 <출근길의 주문>, 박소연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Freelance Editor 이정민
Photo Unsplash
한 때 ‘사수의 예쁨을 받고싶다’는 헛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느꼈다. 사수의 사랑은 하나도 쓸모가 없구나.
사수에게 예쁨을 받는 것과 일을 잘 하는 것은 동의어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일을 하러 간 일터에서 꼭 사랑받는 후배가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일 잘하는 후배’로 보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일 잘하는 후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내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장땡은 아닐 것이다. 사회생활에는 적절한 스킬이 필요한 법. 별 거 아니지만, 효과는 큰 세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말은 핵심부터 하자
“아우, 답답해. 그래서 어떻게 한다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면 그 후로 ‘보고 울렁증’이 생긴다. 나 같은 경우도 그런 반응을 겪은 후에는 보고하러 가기 전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갔다. 성미가 급했던 상사 덕분에 나름대로의 보고 스킬을 익혔다. 핵심부터 말하는 두괄식 대화법이다.
이다혜의 <출근길의 주문>에는 ‘왜냐하면’ 대화법이 나온다. 한마디로 본론부터 말하고 뒤에 이유를 붙이는 대화법이다.
‘왜냐하면’ 대화법이라고 말한 건, 결론을 초반에 말한 뒤 ’왜냐하면‘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붙이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저것 이유를 나열한 뒤 결론으로 ”그렇기 때문에“를 붙이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거든요. <출근길의 주문> 中
작가는 하버드 대학교의 한 실험을 언급했다. 이 실험은 ’왜냐하면‘ 뒤에 대단하지 않은 이유가 따라 붙어도 사람을 설득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글이든 말이든 어떤 보고의 자리에서는 두괄식이 효과적이다.
2) 똑똑한 질문을 해야 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점’을 설문조사 한 결과, 1위가 ‘배우려는 태도’였다. 뒤이어 대인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2위, 직무관련 전공지식이 3위였다.
배우려는 태도란 무엇일까. 한때 질문을 많이 던지는 것이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의 동의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다시 한번 확인하는 차원으로도 질문을 자주 했다. 그러나 돌아온 상사의 반응은 차가웠다. “어디까지 알려줘야 해?” “이제는 알아서 할 때도 됐잖아” 그 후로 정말 모르는 걸 물어볼 때나 물어봐야 할 것을 물어볼 때도 조심스러워졌다. 나는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상사의 반응은 또 차가웠다. “이런 건 좀 물어보고 하지” 아 어쩌란 말이냐. 그런 혼돈의 시기를 거쳐 깨달은 것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아무’ 질문이나 던지는 게 아니라 ‘필요한’ 질문만 똑똑하게 던져야 한다는 것. 상사도 그가 처리해야 할 일들로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나의 업무를 A부터 Z까지 신경 써 줄 겨를은 없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나: 팀장님, 좀 아까 디자인 팀에 넘기라고 했던 리스트는 어떤 건가요?
이런 식으로 0에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해한 바를 제시하면서 확인받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나: 팀장님, 저희가 발행한 콘텐츠 리스트를 디자인 팀에 넘기는 것일까요? 혹시 디자인 팀에게 받으신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전달 부탁 드리겠습니다.
두 질문은 사실 태생은 같다. 당신이 말한 리스트가 뭔지 모르겠으니 다시 알려 달라는 말에서 나온 질문이다. 목적은 같지만, 질문을 받는 사람이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전자의 질문을 받은 상사에게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어디까지 알려줘야 해?”
3) 성과는 어필해야 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의 저자 박소연 작가는 한 영상 인터뷰에서 '똑똑하게 성과 어필하는 법'을 언급했다. 그는 "내 성과의 의미를 상대는 모른다. 구체적인 해석을 덧붙여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는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내 성과를 내가 얘기하지 않으면 그 성과는 아무도 모른 채 나만 만족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웹페이지 개편을 담당했다고 치자. 웹 페이지 개편을 통해 PV가 상승했다면, 성과를 어필할 만하다. "팀장님, 이번 웹페이지 개편 진행했습니다" 보다는 "웹 페이지 개편을 통해 PV가 저번 1/4분기에 비해 32% 상승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한다면 팀장의 귀를 열 수있다. 내가 가령 어떤 프로젝트로 수상을 했다면, 팀장에게 얘기할 때 그냥 "저희 수상했습니다"로 끝내지 말자. "저희 수상했습니다. 작년에 타사는 못 탄 상인데, 저희가 한국에서 최초로 받은 겁니다"라는 말이 더욱 솔깃하다. 이런 식으로 본인의 성과에 어떤 스토리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거창하지 않지만, 해보면 달라질 것이다. 나의 커리어는 내가 하는 말에서 시작한다.
Reference Books 이다혜 <출근길의 주문>, 박소연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Freelance Editor 이정민
Photo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