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해설가 겸 미술치료사 이지안은 대학시절부터 몰두했던 브랜드 기획 커리어를 뒤로한 채 미술이 주는 평온과 위안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새로운 방향을 향해 내달렸다. 전시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일리야 밀스타인: 기억의 캐비닛> 등을 해설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암정보교육센터에서 <치유의 그림산책>을 강의한다. 미술관과 병원을 잇고자 이전에 없던 커리어를 써내려가는 그를 만났다.
💡 전시해설가가 되기 전 신문방송학과 의류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커리어 경험을 쌓았다고 들었습니다. 지안님께서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으며 쌓은 경험들이 궁금해요.
🗣️ 브랜드와 홍보기획에 관심을 두고 전공을 선택했어요. 저는 원하는 방향이 설정되면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드는 편이라 대학시절부터 국내외 필드경험을 다양하게 쌓았어요. 미국 뉴욕과 LA 현지기업에서 MD Assistant 인턴으로 근무했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오페라 <토스카(Tosca)> 로마 극장 초연 의상 전시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졸업을 몇 달 앞둔 어느 날, 당시 입사를 목표한 기업에서 꽤나 엄격한 지원조건과 함께 몇몇 대학교에 학생 추천을 받았어요. 마침 제가 쌓은 경험들이 조건에 부합해 서류 전형 지원이 가능했어요. 면접과 적성검사과정을 거쳐 첫 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브랜드기획 바이어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외국계기업에서 브랜드매니저로 일하며 쉼 없이 커리어를 이어갔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커리어를 쌓아오셨는데요. 이러한 경험들을 뒤로하고 전시해설가와 미술치료사의 세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 여쭈어 주신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대기업 퇴사 계기를 질문받곤 하는데요. 업무적 치열함에 극심하게 소진된 어느 날 회사건강검진 상담에서 우연하게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요.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제서야 비로소 마음건강과 자기돌봄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휴식과 회복을 위해 퇴사를 결심하고 찾은 곳이 미술관이었습니다. 고요한 공간에서 작품에 공감하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미술관에서 경험한 회복과 치유의 시간들 덕분에 ‘미술관 미술치료’라는 해외사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술관 전시해설’ 도슨트 역시 그 역할이 단순히 에듀케이터로서 교육자가 아닌 일상에서 심리적 치유를 돕는 매개자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신할 수 있었어요.
💡 너무 힘들었던 어느 날 느낀 미술의 위로가 지금 이 길로 지안님을 이끌어낸 거네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목표하고 꿈꾸는 바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만큼 전시해설가와 미술치료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 이렇게 커리어를 전향하리라 상상조차 못했을 듯해요.
🗣️ 맞아요. 그럼에도 사실 예술은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제 인생 모든 면에 맞닿아 있었어요. 어린 시절 건축사 아버지 덕분에 서재의 수많은 미술책과 멋진 조감도, 도면에 둘러싸여 감각을 키울 수 있었어요. 또 대학 시절에는 오페라기획사를 운영하는 고모에게 홍보기획 업무를 배우며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펼쳐지는 순수종합예술을 경험했어요. 졸업 후 글로벌 브랜드에서 상업예술과 마켓 니즈를 이해하는 시간에도 오페라 공연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순수예술 필드에서 함께 일해야 했죠. 그렇게 늘 가까이에 있었기에 퇴사후에도 자연스럽게 예술의 여러 장르안에서 일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결국 이 모든 과정들이 제가 ‘도슨트’와 ‘미술치료사’라는 지금의 길에 이르게 했습니다.
💡 전시해설이라는 분야의 전문성이 국내에 대두된 지 10여년 정도의 시간 밖에 흐르지 않은 듯해요. 또한 전시해설가와 미술치료사를 겸하며 어려운 순간도, 길을 몰라 헤매는 순간도 있으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지안님께 지침이 된 해외 도슨트나 아티스트, 작품이 있을까요?
🗣️ ‘미술치료사’와 도슨트’ 직업을 함께 하는 건 제가 처음이자 유일하다고 해요. 그래서 없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느라 종종 막막함을 느끼곤 하는데요. 지금은 밖이 아니라 안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서 많은 위안을 얻습니다. 예술가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결국 예술가의 삶을 공부해야 하죠. 그림을 이해하려 거장들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는데 너무나 다채로워서 다시한번 인생에는 정답이 없음을 배웁니다. 동시에 그들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되었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태도는 ‘자기확신’ 이었어요. 이를 위해선 끊임없이 ‘자기탐색’ 과 ‘자기객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고요. 그러면서 전략적으로 나를 채우는 거죠.
💡 그렇다면 앞서 길을 걷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전해주시는 것도 의미가 깊을 듯해요. 전시해설가라는 직업을 위해 쌓으면 좋을 경험이나 스펙이 있을까요?
🗣️ 우선 국내와 해외 미술관을 찾아 공간과 작품이 주는 힘을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경험이 각자 저마다의 해석과 색깔을 만들어주거든요. 저는 미술관에서 치유와 회복을 매우 크게 경험했기 때문에 ‘미술관 미술치료’와 ‘명화감상 미술치료’라는 길을 구체적으로 목표하게 되었어요.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CHA 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를 전공하고 학위논문 주제로 해외미술관의 미술치료 사례를 연구했어요. 무엇보다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기에 작품뿐 아니라 관람객의 심리를 읽고 이해하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미술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경험을 쌓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생각해요.
💡 앞으로 전시해설가 겸 미술치료사로서의 커리어를 뾰족히 세우기 위해 지안님께서 갖고 계신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 최근 포스트모던 미술관 역할에 대한 많은 담론 가운데 하나인 치유적 기능을 제 커리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미술관 안에 미술치유세션을 세팅하고 더 나아가 미술관과 병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킹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WHO에서 강조한 사회적 처방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병원과 미술관 각각의 필드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점차 치유적 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저 또한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해요. 이와 관련해 현재 여러 미술관, 병원과 함께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일상적, 예방적 차원의 미술치유부터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까지 미술을 매개로 회복을 돕고 싶습니다.
전시해설가 겸 미술치료사 이지안 님에게 물었습니다!
🔍 새로운 생각,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가까운 서점으로 달려갑니다. 특히 교보문고! 적당히 많은 사람들과 특유의 시그너처 향이 주는 안정감 속에서 손이 닿는 대로 책을 펼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거든요. 교보문고 홈페이지만 접속해도 대중의 관심사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강아지 산책! 온동네를 참견하며 결코 참지 않는 말티즈 루이를 신경 쓰며 걷다 보면 오히려 복잡했던 머리가 정리되기도 합니다. 미술관 못지않게 저를 ‘지금, 여기’로 데려와요.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 3시간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전시해설가 겸 미술치료사 이지안은 대학시절부터 몰두했던 브랜드 기획 커리어를 뒤로한 채 미술이 주는 평온과 위안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새로운 방향을 향해 내달렸다. 전시 <피카소와 20세기 거장들>, <일리야 밀스타인: 기억의 캐비닛> 등을 해설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 암정보교육센터에서 <치유의 그림산책>을 강의한다. 미술관과 병원을 잇고자 이전에 없던 커리어를 써내려가는 그를 만났다.
💡 전시해설가가 되기 전 신문방송학과 의류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커리어 경험을 쌓았다고 들었습니다. 지안님께서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으며 쌓은 경험들이 궁금해요.
🗣️ 브랜드와 홍보기획에 관심을 두고 전공을 선택했어요. 저는 원하는 방향이 설정되면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드는 편이라 대학시절부터 국내외 필드경험을 다양하게 쌓았어요. 미국 뉴욕과 LA 현지기업에서 MD Assistant 인턴으로 근무했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오페라 <토스카(Tosca)> 로마 극장 초연 의상 전시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졸업을 몇 달 앞둔 어느 날, 당시 입사를 목표한 기업에서 꽤나 엄격한 지원조건과 함께 몇몇 대학교에 학생 추천을 받았어요. 마침 제가 쌓은 경험들이 조건에 부합해 서류 전형 지원이 가능했어요. 면접과 적성검사과정을 거쳐 첫 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브랜드기획 바이어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외국계기업에서 브랜드매니저로 일하며 쉼 없이 커리어를 이어갔습니다.
💡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커리어를 쌓아오셨는데요. 이러한 경험들을 뒤로하고 전시해설가와 미술치료사의 세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 여쭈어 주신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대기업 퇴사 계기를 질문받곤 하는데요. 업무적 치열함에 극심하게 소진된 어느 날 회사건강검진 상담에서 우연하게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요.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제서야 비로소 마음건강과 자기돌봄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휴식과 회복을 위해 퇴사를 결심하고 찾은 곳이 미술관이었습니다. 고요한 공간에서 작품에 공감하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미술관에서 경험한 회복과 치유의 시간들 덕분에 ‘미술관 미술치료’라는 해외사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술관 전시해설’ 도슨트 역시 그 역할이 단순히 에듀케이터로서 교육자가 아닌 일상에서 심리적 치유를 돕는 매개자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신할 수 있었어요.
💡 너무 힘들었던 어느 날 느낀 미술의 위로가 지금 이 길로 지안님을 이끌어낸 거네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목표하고 꿈꾸는 바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만큼 전시해설가와 미술치료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 이렇게 커리어를 전향하리라 상상조차 못했을 듯해요.
🗣️ 맞아요. 그럼에도 사실 예술은 다양한 장르와 형태로 제 인생 모든 면에 맞닿아 있었어요. 어린 시절 건축사 아버지 덕분에 서재의 수많은 미술책과 멋진 조감도, 도면에 둘러싸여 감각을 키울 수 있었어요. 또 대학 시절에는 오페라기획사를 운영하는 고모에게 홍보기획 업무를 배우며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펼쳐지는 순수종합예술을 경험했어요. 졸업 후 글로벌 브랜드에서 상업예술과 마켓 니즈를 이해하는 시간에도 오페라 공연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순수예술 필드에서 함께 일해야 했죠. 그렇게 늘 가까이에 있었기에 퇴사후에도 자연스럽게 예술의 여러 장르안에서 일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결국 이 모든 과정들이 제가 ‘도슨트’와 ‘미술치료사’라는 지금의 길에 이르게 했습니다.
💡 전시해설이라는 분야의 전문성이 국내에 대두된 지 10여년 정도의 시간 밖에 흐르지 않은 듯해요. 또한 전시해설가와 미술치료사를 겸하며 어려운 순간도, 길을 몰라 헤매는 순간도 있으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지안님께 지침이 된 해외 도슨트나 아티스트, 작품이 있을까요?
🗣️ ‘미술치료사’와 도슨트’ 직업을 함께 하는 건 제가 처음이자 유일하다고 해요. 그래서 없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느라 종종 막막함을 느끼곤 하는데요. 지금은 밖이 아니라 안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서 많은 위안을 얻습니다. 예술가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결국 예술가의 삶을 공부해야 하죠. 그림을 이해하려 거장들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는데 너무나 다채로워서 다시한번 인생에는 정답이 없음을 배웁니다. 동시에 그들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되었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태도는 ‘자기확신’ 이었어요. 이를 위해선 끊임없이 ‘자기탐색’ 과 ‘자기객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고요. 그러면서 전략적으로 나를 채우는 거죠.
💡 그렇다면 앞서 길을 걷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전해주시는 것도 의미가 깊을 듯해요. 전시해설가라는 직업을 위해 쌓으면 좋을 경험이나 스펙이 있을까요?
🗣️ 우선 국내와 해외 미술관을 찾아 공간과 작품이 주는 힘을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경험이 각자 저마다의 해석과 색깔을 만들어주거든요. 저는 미술관에서 치유와 회복을 매우 크게 경험했기 때문에 ‘미술관 미술치료’와 ‘명화감상 미술치료’라는 길을 구체적으로 목표하게 되었어요.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CHA 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에서 임상미술치료를 전공하고 학위논문 주제로 해외미술관의 미술치료 사례를 연구했어요. 무엇보다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기에 작품뿐 아니라 관람객의 심리를 읽고 이해하는 역량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미술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경험을 쌓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생각해요.
💡 앞으로 전시해설가 겸 미술치료사로서의 커리어를 뾰족히 세우기 위해 지안님께서 갖고 계신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 최근 포스트모던 미술관 역할에 대한 많은 담론 가운데 하나인 치유적 기능을 제 커리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미술관 안에 미술치유세션을 세팅하고 더 나아가 미술관과 병원을 연결하는 네트워킹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WHO에서 강조한 사회적 처방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병원과 미술관 각각의 필드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점차 치유적 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저 또한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해요. 이와 관련해 현재 여러 미술관, 병원과 함께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일상적, 예방적 차원의 미술치유부터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까지 미술을 매개로 회복을 돕고 싶습니다.
전시해설가 겸 미술치료사 이지안 님에게 물었습니다!
🔍 새로운 생각,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가까운 서점으로 달려갑니다. 특히 교보문고! 적당히 많은 사람들과 특유의 시그너처 향이 주는 안정감 속에서 손이 닿는 대로 책을 펼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거든요. 교보문고 홈페이지만 접속해도 대중의 관심사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강아지 산책! 온동네를 참견하며 결코 참지 않는 말티즈 루이를 신경 쓰며 걷다 보면 오히려 복잡했던 머리가 정리되기도 합니다. 미술관 못지않게 저를 ‘지금, 여기’로 데려와요.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 3시간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