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클로즈업 Pick] #3 한화생명 CSR 전략팀 한동우

친환경 실천하려면 기업부터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 원래 B2C 디지털 서비스 기획자셨다고요. 어떻게 CSR 전략팀에서 근무하시게 된 건가요?
🗣 일단 한화생명 CSR전략팀의 지향점과 제가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CSR이 부합하다고 느꼈어요. 저는 기업의 CSR 전략이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 제고나 사회 환원 차원의 활동이 아닌, 기업의 정체성과 일맥상통하는 미래가지 창출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말이죠. 그리고 업무적으로는, CSR 사업의 목표와 성과가 제 핵심 역량인 B2C 서비스/마케팅 요소를 통해 대중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상호작용도 더 활발해지겠다 싶었고요. 실제로 이 팀에 합류한 후 CSR 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소셜 펀딩 모바일 앱을 출시하기도 하고, 취준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 인재 육성 플랫폼도 만들었죠.


💡 CSR 전략팀은 막연히 ‘좋은 일 하는 팀’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 한화생명 CSR의 비전은 ‘내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커뮤니티 빌더’입니다. 그래서 크게 인재육성, 헬스케어, 상생협력 이렇게 세 가지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중 환경과 관련해서는 상생협력 측면에서 임직원 봉사단을 꾸려 환경 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환경보호 실천과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비거니티’라는 커뮤니티도 운영하기 시작했고요.


💡 ‘비거니티’에 대해 조금 더 여쭤볼게요. 꾸준한 에코 라이프스타일을 도모하는 친환경 커뮤니티라고요.
🗣 처음엔 사회적 가치 확산과 해결을 위해 ‘CSR 디지털 펀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아이디어로 출발했어요. 그런데 플랫폼 서비스 모델링 과정 중, 사회적 가치 확산과 참여 유도를 위해서라면 보다 실생활에 밀착한 콘텐츠에 집중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밀접한 ‘친환경’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금전적인 기부도 의미 있겠지만 변화를 위한 행동에 동참하는 것도 기부가 아닐까 해서 커뮤니티 서비스로 변경한 거고요. 지금은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추천, 환경 관련 정보 제공, 친환경 실천 활동 참여 유도 등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제공 중입니다. 향후에는 비거니티 회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친환경 문화 확산에 더 기여하고자 합니다.

💡 ‘서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여신 적 있죠.
🗣 네, 방송인 줄리앙, 타일러 씨와 2회에 걸쳐 비거니티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는데요.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당일 노쇼도 없었고 단 한 분도 중간에 자리를 뜨지 않으시더라고요. 토크 콘서트를 통해 환경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고, 토크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소통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리바이브’ 캠페인을 진행한 적도 있는데요. 안 쓰는 물품을 기부해서 자원 순환을 유도하고 기부 물품을 재판매한 걸로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캠페인입니다. 원래 한화생명 임직원 기부 캠페인이었던 것을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익 캠페인으로 확대 시행한 거였는데 일주일 동안 3,000명이 찾아주시더군요. 공익 캠페인이라 방문객을 하루 100명 정도로 예상했었는데 말이죠. 내년엔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본격적인 ‘커뮤니티’로 진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운영 전략을 짜보는 중입니다.(웃음)


💡 비거니티에서 발행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 콘텐츠의 주요 카테고리를 Story(친환경에 진심인 분들의 인터뷰), Place(친환경에 진심인 상점/여행지), Eco Life(친환경 리빙 정보), Food(탄소 제로/비건 레시피)로 나눴어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하며 무해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함께 고민하는 콘텐츠가 원칙이고요. 가르치려 하지 않되 다양하고 작은 수다들로 가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팀원이 모두 다른 분야에서 온 덕분에 하나의 아젠다를 두고도 다양한 시각으로 의견을 나누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콘텐츠의 큰 방향성은 제가 정하지만 세부적인 기획은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모두 모은 후 완성됩니다.


💡 큰 방향성이라는 것은?
🗣 개인적으로 기존의 친환경 콘텐츠에서 ‘에코라이프 스타일은 궁상스럽고 엄격하고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느낌을 종종 받았는데 그걸 탈피하고 싶었거든요. 비거니티의 콘텐츠를 통해 에코라이프 스타일도 충분히 ‘힙’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합니다.


💡 유심히 보지 않으면 한화생명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라는 걸 알기 어렵겠던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 비거니티는 친환경 문화 확산을 위한 커뮤니티입니다. 한화생명이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라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여야 하는데 진입 장벽을 느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브랜드 노출은 최소화하고 비거니티의 진정성을 더 부각시키려 한 것입니다. 


💡 지난 3월에 론칭했는데, 운영한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군요. 되돌아보면 어떠세요?
🗣 사실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모두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해 많이 놀랐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경우 벌써 1.7만 명의 팔로워를 기록했거든요. 아무래도 실생활과 밀착된 콘텐츠들이라 좋은 반응이 나온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삶에도 변화가 생겼고요.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잔소리도 늘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이나 분리배출 관련해서 저도 모르게 한 마디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 친환경을 위해서는 기업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요. 자연스럽게 몇 년 사이 ESG경영이 중요한 가치가 됐죠. 여러 기업에서 관련 부서를 신설해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중인데 어떻게 보시나요?
🗣 많은 국내 기업들이 ESG경영을 실천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긴 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ESG경영을 단순한 캠페인이나 이벤트로 여기는 기업도 아직 많다는 점입니다. ESG경영은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E’, 환경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잖아요. 기업이니까,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려면 친환경에 좀 더 진심이 되어야겠죠.


💡 ESG경영과 관련된 부서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아요. ESG 관련 업무를 희망하는 취준생들에게 해주실 만한 조언이 있을까요?
🗣 확실히 ESG 관련 인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3년 상반기에도 ESG 관련 직무의 구인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몸 담은지 오래 된 게 아니라 감히 조언해도 되나 싶습니다만 그동안 느낀 점을 바탕으로 조언 드리자면, 먼저 ESG 관련 지식을 쌓으시길 바랍니다. 다양한 기사와 서적을 접하고, ESG 관련 교육이나 강연 등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는 게 좋습니다. 자발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부지런히 참여했다는 게 느껴지면 매력적인 입사지원서가 될 거예요. 그리고 ESG 분야는 글로벌 동향이나 이슈와 아주 밀접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과 글로벌 감각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ESG 관련 업무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협업할 때가 많거든요.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역시 열정이겠죠. ESG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업무 몰입도는 물론 성과도 높아질 거예요. 앞서 말씀드렸듯, ESG 경영은 캠페인이나 이벤트 등 단발성 업무가 아니라,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긴 시간을 들이는 노력이니까요.


💡 좀 더 친환경을 위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하고 싶지만 이미 재직 중인 업계를 떠나기 힘든 사람들, 기존의 업무에 '친환경' 키워드를 추가하고픈 사람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 현실적으로 친환경을 위해 직접적인 변화를 취하기 힘든 분이 많죠. 하지만 친환경 의식을 높이고 의지를 잃지 않는 개개인이 모이면 좋은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전에 비거니티 토크 콘서트에서 줄리앙님이 ‘SNS 다이어트’를 추천하셨는데요, 친환경에 힘쓰는 계정을 팔로우하고, 탄소 배출을 유도하는 계정은 언팔로우하는 거예요. 환경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서 경각심을 일으키고,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장려하는 활동이잖아요. 이처럼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와 주위에 알리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에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비거니티를 본격적인 커뮤니티로 진화시키는 거죠. 2023년은 비거니티의 콘셉트와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확인해보며 방향성을 가늠하는 해였어요. 내년부터는 커뮤니티의 순기능을 단계적으로 살리려고요. 환경 단체나 기관, 사회적 기업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교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긴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토크콘서트 같은 행사에서 오프라인 소셜라이징에 대한 니즈를 확인했거든요.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오프라인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화생명 CSR 전략팀 한동우님에게 물었습니다!


🔍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인스타 계정 : eyesmag, thenextweb, 마케팅노트, 영감노트, 생각노트

웹사이트 : https://www.behance.net/

데스크탑App : FIGMA app내 Community 메뉴


🔍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1.5시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출/퇴근하며 30분, 잠자기 전 30분, 회사에서 짬내서 30분.


🔍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인스타그램, Medium, 네이버 뉴스


Feature Editor 박한나 

Photo 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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