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업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희렌최, 사회초년생의 말하기

라디오 PD로 시작해 진행자,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를 거쳐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유튜버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희렌최. 구독자 52만명의 그에게 일잘러가 되는 화법에 대해 물었다.




유튜브 희렌최널을 보면서 정갈하고 반듯한 목소리와 말솜씨가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일이든 야무지게 해낼 것 같은 희렌최님에게도 사회 초년생 시절이 있었겠죠?

그럼요. 아직도 아주 생생해요. 라디오 PD 지망생으로 언론 고시를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특히 라디오 수익이 악화되던 때라 작가, 진행자 역할을 겸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회사가 꽤 있었어요. 제 롤 모델이기도 했던 CBS 김현정  PD님처럼 연출과 진행을 겸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도 했고요. 방송사 입사 1년 만에 진행의 기회가 왔어요. 그때만 해도 저는 청취자의 입장에 더 가까웠는데 직접 부딪히면서 라디오를 연출하는 일과 진행하는 일이 너무나 다르다는 걸 깊이 알게 되었죠. 하지만 1년 정도 지나니 제가 말하는 일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연출과 진행 두 가지를 다 잘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직한 후에도 팟캐스트나 토막 코너를 진행하면서 그 끈을 놓지 않으려 했어요.


라디오의 매력에 흠뻑 빠졌군요.

저는 라디오 키즈로 자랐어요. 영화 연출을 공부할 때도, 뉴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이직했을 때도 언제나 라디오의 정서를 녹이고 싶었죠. 라디오는 따뜻하고 유익한 동시에 위로와 공감을 지녔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유튜버로서 조회수가 엄청 신경 쓰일 때가 있어요. 사람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고 성공한 콘텐츠에는 아류작이 계속 생산되니까요. 그때마다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댓글창에 한, 두 개라도 진정성 있는 댓글이 달리면 그 자체로 뿌듯해요.


라디오 PD를 거쳐 카카오M으로 이직해 100팀이 넘는 아이돌, 가수의 말을 듣고 편집하며 ‘멜론 라디오 스타 DJ’를 연출했다고 들었어요. 라디오의 따뜻한 감성을 담을 수 있겠지만, 그 나름의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해야 하잖아요. 현타라고 하죠? 일에서 오는 괴리감은 없었나요?

그게 제가 유튜브 채널 운영을 결심한 계기기도 해요. 지금 제가 다루는 지식,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콘텐츠는 이전에 만들던 것과 완전 반대의 성격이에요. 라디오의 정서로 청취자에게 공감, 따뜻함을 전하고자 했지만 메인은 엔터테인먼트였어요. 만드는 콘텐츠가 재밌었지만 일에 대한 근본적인 목마름이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또 연출자로서 진행자, 가수, 아이돌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회사와도 조율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어요. 방송국에 유독 개성이 강한 분들이 많기도 한데, 저는 갈등의 상황에 놓이면 금세 지치고 힘들어하는 편이라 점점 일이 피곤해졌죠. 어떻게 하면 주위 동료는 물론, 빌런들과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관련 심리서를 찾아보기도 하고, 반대로 어려운 경험으로부터 배울 점을 계속 기록해두었어요. 학습이라는 저만의 방어 기제로 그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는데,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했어요. 그걸 나누고 싶더라고요.


그때의 경험이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스킬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다룬 계기가 되었군요.

당시에 저를 괴롭게 했던 분들이 이제는 제 콘텐츠의 영감이 되는 뮤즈가 되었어요. (웃음) 반면 탁월한 진행 실력은 물론,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저를 감동하게 한 가수, 아이돌도 많았어요. 그 분들에게는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예쁜 말솜씨를 배웠죠.


라디오는 베일에 싸인 채 목소리만 전하잖아요. 유튜브는 모든 걸 드러내죠. 거부감은 없었나요?

엄청났죠. 그래서 거의 1년간 카메라 테스트만 했어요. ‘말할 때 표정이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지?’처럼 세세하게 스스로를 모니터 하면서요. 연습도 꽤 오래 하고 조명도 준비했는데, 첫 번째 영상은 지금 봐도 마음에 안 들어요. (웃음) 그래도 그 흑역사를 통해 지금까지 왔으니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있어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만났으니 스킬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어요. 최근 사회 초년생의 말버릇이 주현영 기자라는 캐릭터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사회생활 중 꼭 피해야 할 말버릇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조건 지양하라고 말씀드리는 건 “~인 것 같다”라는 표현의 습관화예요. 사실을 추측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데,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여러 매체,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호불호를 말할 때조차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걸 발견할 수 있어요. “그 집 맛있는 것 같아요”처럼요.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눈치를 보게 되고,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책임감 때문에 확정적인 표현을 기피하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자신의 취향이나 긍정적인 메시지에서 만큼은 지양하는 노력을 해보세요. 두 번째는 말끝을 흐리는 버릇이에요. 말끝을 흐리다 보면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반말을 하는 듯한 뉘앙스가 줘요. 또 문장이 끝나지 않으니까 호흡이 길어지거든요. 그럼 자연히 호흡이 딸리기 때문에 발성이 떨려서 뒤로 갈수록 목소리가 기어들어가죠. 악순환의 시작이에요. 특히 보고를 할 때 확실히 말을 마무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이 두 가지만으로도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어요. 본인의 스피치를 개선하고 싶다면 3~5분 정도 자신의 스피치를 핸드폰 카메라나 녹음기로 녹화해 보세요. 자신의 말버릇,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나 추임새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제 경우에는 ‘그러니까’라는 표현을 통해 대화를 끊임없이 정리하고자 하는 버릇이 있어요. 강연이나 유튜브 녹화를 할 때면 ‘그러니까’라는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하죠.


최근에는 숏폼, 카드 뉴스처럼 짧은 글, 말, 영상 콘텐츠가 주류가 되었잖아요. 저희 독자들이 일을 하며 짧은 호흡의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하고요. 이때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핵심 메시지를 서두에 전하는 게 그 시작이겠죠? 그다음엔 집중력이 짧아진 시대이기 때문에 말과 글의 호흡을 끝까지 흡입력 있게 끌어가는 능력이 중요해요. 논리력, 적절히 위트 있는 표현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스피치 상황이라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필요한데요. 말의 속도를 밀당하듯 조절하면 굉장히 흡입력 있게 들려요.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는 빠르게, 중요한 부분은 천천히 강조해서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럼 지루할 틈이 없죠.



스피치를 넘어서 사회 초년생 독자들에게 몇 마디 조언을 더해본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세요?

저의 사회 초년생 시절을 떠올려보면 늘 사람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퇴사하기 전까지는 피할 수 없는 상황, 상대라서 더 힘들었죠. 우리가 일이 힘들 때 경력을 쌓는다고 생각하며 버티면 끝내 성장하잖아요.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사람 경력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1단계 빌런을 깨면 자연히 2단계 빌런을 깰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두 번째는 지금의 어려운 순간이 훗날 자신의 콘텐츠가 된다는 사실이에요. 어려운 상대, 상황이 있다면 자신의 성장을 위해 활용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좀 통쾌한 기분이 들기도 할 거예요. 모두 비료와 같아요. 지금은 냄새도 나고 촉감도 눅눅하지만 결국에는 나무를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죠.


득도한 느낌이 들어요. (웃음) 앞으로 꾸준히 구독자, 독자들에게 이런 콘텐츠를 전해주시면 좋겠어요.

라디오에서 말과 글, 영상까지 도구는 달라졌지만 제가 하는 일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해답이 없는 삶에 혜(慧) 답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죠. 삶에 해답은 없지만 지혜로운 혜답은 있을 수 있는 거니까. 물음표가 너무 많은 세상이잖아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질문이나 우리 삶에 중요한 고민을 수면 위로 꾸준히 끌어올리고 지혜를 모으는 장을 마련하고 싶어요. 유튜브뿐 아니라 글로 영역을 확장해 더욱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희렌최 님에게 물었습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즐겨 찾는 사이트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휴대폰을 살피기보다 서재에서 책들의 목차를 뒤져봐요. 니체, 소크라테스처럼 고전 철학자들의 책들을 쌓아 놓고 다시금 우리 삶에 적용할 이야기는 없을까? 살피는 식이죠. 몇백 년 전에 그들이 했던 고민을 여전히 우리의 삶에 통용된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도 해요.


🔍하루 평균 인스타그램 또는 타 SNS 사용 시간은?

30분 내외? SNS보다 매일 사람들이 주목하는 콘텐츠, 이야기에 주목해요. 예를 들면 최근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였잖아요? 드라마 속에서 살펴볼 만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관계 등은 없나 생각하는 식이죠.


🔍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 3개는?

메모장, 당근마켓, 유튜브. 24시간 콘텐츠에 대한 생각, 영감을 메모하는 편이에요. 모든 자료, 아이디어가 메모장에 빼곡히 적혀 있을 정도로요. 또 최근에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서 소비를 지양하는 편이라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해요.



Freelance Editor 유승현

Photo 개인 제공

클로즈업 | CLOSE UP

사업자 등록번호 104-81-55280 | 대표 강주연

통신판매업 신고 번호 2014-서울강남-00333

허스트중앙(유)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156

E-mail jobcloseup@gmail.com


Copyright ⓒ 2022 Hearst Joongang. All Rights Reserved.

클로즈업 | CLOSE UP

사업자 등록번호 104-81-55280 | 대표 강주연

통신판매업 신고 번호 2014-서울강남-00333

허스트중앙(유)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156

E-mail jobcloseup@gmail.com


Copyright ⓒ 2022 Hearst Joongang. All Rights Reserved.